평생학습의 미래를 이야기하다

2023-10-03



2023 평생학습, 교육의 미래 콘퍼런스 


챗GPT가 등장한 후 모임에만 가면 모두들 말하곤 했다. “아, 이제 AI도 배워야 해?” 느리게 움직이던 예전과 달리 요즘, 그러니까 4차 산업혁명 이후인 지금은 끊임없이 세상이 변하고 끊임없이 배워야 할 것이 생겨난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하 국평원)도 이런 세상에 맞춰 22년 12월, ‘제5차 평생교육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평생교육진흥 기본계획은 향후 5년간(2023년~2027년)의 평생학습 정책의 기본방향과 핵심과제를 제시하는 계획이다. 이번 제5차 기본계획은 ‘누구나 누리는 맞춤형 평생학습 진흥’이라는 슬로건 아래 디지털 대전환초고령 사회 등 사회적 변화에 대비한 ‘평생학습 대전환’을 정책 방향으로 삼았다. 이 ‘평생학습 대전환’을 잘 해내기 위해 ‘평생학습’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눴다. 


2023 평생학습, 교육의 미래 콘퍼런스

지난 9월 18일과 19일, 제주한라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2023 평생학습, 교육의 미래 콘퍼런스’가 열렸다. 메인 주제는 ‘평생교육 대전환 : K-MOOC, 지역, 그리고 대학’. 전국 및 외국에서 ‘평생학습’을 위해 힘쓰는 300여 명의 관계자들이 모여, 국내외 평생교육의 정책 현황과 과제를 짚어보며 앞으로의 대응과 전망을 논의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교육부가 주최하고 국평원이 주관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한라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전국시도평생교육진흥원협의회(이하, 전평원협의회)가 후원했다.


첫째 날인 18일에는 개회사 및 축사, 국내외 전문가 4인의 기조 강연과 ‘모두를 위한 평생교육 대전환’을 주제로 한 특별좌담회가 차례로 진행됐다.


처음으로 단상에 오른 강대중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은 콘퍼런스에 참여한 모두를 환영하면서, 우리나라에서 ‘평생교육’의 의미가 많이 달라졌음을 설명했다. 


강 원장의 말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평생교육은 교육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이 학력 취득을 하기 위한 대안이었다. 하지만 이젠 한국 성인 2명 중 1명이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으며, 고령인구가 늘어나고 기술 혁신에 따른 지식이 증가함에 따라, 학력 취득보다 ‘평생학습’을 통한 지속적인 역량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학업을 마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고등학교 졸업장보다는 모든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어 오성률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체육국장과 고성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남궁영 전국시도평생교육진흥원협의회장이 무대에 올라 환영사와 축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카르브쉬(Abdelouadoud KHARBOUCH) 모로코 국가문해청 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6월 국평원과 전평원협의회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2023 평생학습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한 바 있다.


카르브쉬 원장은 “모든 사람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인적자원을 키워내는 것이 모로코 문해청의 최대의 전략”이라고 밝히면서, “‘평생학습’은 개인의 소득과 기회뿐만 아니라 사회적 화합을 이뤄내는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전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국평원, 전평원협의회와의 파트너십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밝혔다.


달라진 평생학습, 미래에서의 역할

이후 기조 강연인 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원장의 ‘지속가능한 지역-산업-대학 협력방안’, 콤부 볼리 베리(Koumbou Boly Barry) 이슬람교육과학문화기구(ICESCO) 교육총괄국장의 ‘평생학습으로 본 지역혁신’이 이어졌다. 


김우승 원장은 ‘대학 4년’ 교육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한국의 현실과 이후 AI 툴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대학에선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 배우는 능력 등을 교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콤부 볼리 베리 국장은 아프리카의 ‘평생학습’ 현실에 대해 소개하며 ICESCO는 시민들을 상대로 문해력과 경제 능력을 높이는 교육을 중심으로 ‘평생교육’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듣는 사람 관점에서 들을만한 강의를 좀 더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 소장의 ‘일과 학습의 결합시대, 평생교육이 준비해야 할 것’, 그리고 루디 살라후딘(Rudy Salahuddin) 인도네시아 경제조율부 디지털 경제, 인력, 중소기업 담당 차관의 ‘21세기 교육의 필수 사명’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이 이어졌다. 홍정민 소장은 늘날의 교육은 ‘교실’말고 ‘워크플로우(현장)’에서 더 많이 진행되고 있음을 밝히면서 이런 바탕에서 ‘평생교육의 미래 역할’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특별좌담회에서는 남양호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K-MOOC 참여대학인 제주대학교의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 LiFE사업 참여대학인 전주대학교의 박진배 총장, 학점운영제 운영 기관인 한국호텔관광실용전문학교 육광심 이사장 등이 모여 ‘모두를 위한 평생교육 대전환’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양한 주체들의 평생학습 협력 방안

좌장을 맡은 강대중 국평원 원장은 “어떻게 하면 다양한 주체가 연계해 ‘평생학습’을 진흥하게 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며 토론을 시작했다.


남양호 원장은 각 기관, 주체 간의 연결성이 부족하고 문해교육과 장애인 교육에 치우쳐 직무역량 향상에 힘쓰기 어려운 지역 평생교육진흥원의 어려움을 공유했다. 김일환 총장은 ‘평생학습’의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하고 역할 분담을 클리어하게 해야 의미 있는 협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육광심 이사장은 ‘학점은행’ 같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작은 평생학습관도 육성이 아직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대중 원장은 5차 평생교육 진흥계획과 ‘라이프(LiFE) 사업’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라이프(LiFE) 사업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9조에 근거하여 대학을 ‘지역 내 성인학습자의 평생교육의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대학이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지원하는 사업. 이런 의미에서 김 원장은 ‘대학이 평생교육의 상시 플랫폼’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에 대해 참여자들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라이프 사업 참여 대학인 전주대학교의 박진배 총장은 “온라인 교육 강화로 지방대학교의 역할이 줄어들었다”라고 지방대학교의 현실을 소개했다. 이어 “대학이 평생교육의 상시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원하는 수요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수업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다채로운 분과회의

둘째 날은 △대학의 미래, 평생교육과 지역 동반 성장 △온 국민 평생학습권 보장을 위한 학습비 지원 정책 △MOOC를 활용한 교육의 미래 모델 △학점은행제의 미래 등 4개 주제로 분과회의가 진행됐다. 


19일 오전, 그랜드볼룸 A에서는 ‘대학의 미래, 평생교육과 지역 동반 성장’을 주제로 권인탁 전북대학교 교수, 이정우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주휘정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국가진로교육연구센터장이 각각 준비해온 내용을 발표했다. 


권인탁 교수는 대학이 ‘평생교육’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체계적인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학은 지역 성인학습자를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시공간에 얽매임이 없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오전, 그랜드볼룸 B에서는 ‘온 국민 평생학습권 보장을 위한 학습비 지원 정책’이라는 주제로 박윤수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박정연 제주도청 평생교육정책과장이 발표를 했다. 이어 남궁영 세종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빈곤불평등연구실장, 오승은 제주대학교 교수, 김이배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 백은숙 충남도청 고등교육정책 담당관 등은 같은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오승은 교수는 국가에서 지원되는 ‘평생교육바우처’에 대해 기존에는 취약계층이 타깃이었지만 앞으로는 점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자체 리더가 바뀌더라도 꾸준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강제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말했다.


각국의 무크 활용 소개

이어 오후 그랜드볼룸 A에서는 요시아키 후카자와(Yoshiaki Fukazawa) 일본오픈온라인교육추진협의회(JMOOC) 부이사장, 누비하 슈코(Nurbiha A Shukor) 말레이시아공과대학 디지털유연학습센터 부센터장, 배영찬 한양대학교 교수, 김한일 제주대학교 교육혁신처장등이 ‘MOOC(이하 무크)을 활용한 교육의 미래 모델’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후카자와 부이사장은 JMOOC에 대해 설명하며 일본 학습자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슈코 부센터장 역시 “말레이시아의 무크는 공부는 그만뒀지만 학위가 필요한 사람이 많이 이용한다”라며 말레이시아 현지 학습자들의 사례를 전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과정을 수료하면 수료증과 디지털 배지를 주고 이를 링크드인 등에 올려 취업 시 도움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전했다.


배영찬 한양대학교 교수는 사례발표를 통해 “한국어로 진행한 케이팝 수업을 AI를 활용해 영어로 더빙하고, 그 강의를 국제적으로 활용해 보면 어떠냐”라고 제안했다. 


교수님들과 함께 K-무크를 진행해왔다고 밝힌 제주대학교 김한일 교육혁신처장은 교수님마다 ‘온라인 강의’에 대한 생각이 각각 달라서 어려움을 겪었음을 전했다. 진행해본 결과 인센티브는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앞으로는 교수님들에게 ‘온라인 강의’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점이나 보람 등을 어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그랜드볼룸 B에서는 ‘학점은행제의 미래’에 대해 이희수 중앙대학교 교수, 채재은 가천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이세정 NILE학점학력인증본부장이 좌장을 맡고, 김명용 한국IT직업전문학교 이사장, 김태경 동의과학대학교 평생교육원장, 신덕상 서정대학교 국제교류처장, 최승 유비온원격평생교육원장 등이 같은 주제로 토론을 나눴다. 

이들은 학점은행제가 이제 25년이 넘었음을 언급하며 이제는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학점은행제’ 또한 학위취득이 아닌 ‘평생학습’을 위한 제도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학습자들의 수요가 적어진 만큼 외국 학생들을 위한 글로벌 서비스로의 확대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명용 이사장은 출석기반 학점은행제 기관에서도 원격수업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덕상 처장은 외국인을 학습자로 발굴하기 위해서는 비자 관련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승 원장은 동남아 등 현지 교육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학점은행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전해 주목받았다. 코트라의 설문에 따르면 해외의 교육 전문가들은 ‘한국의 학점은행제’를 외국에서 온라인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번 ‘2023 평생학습, 교육의 미래 콘퍼런스’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각 현장에서 달라진 ‘평생학습’의 모습을 확인하고, 함께 협력해나갈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강대중 국평원 원장은 “이번 콘퍼런스가 우리나라 평생학습 정책이 전 국민을 위한 교육으로 대전환을 맞이하고, 국민의 실질적 권리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라며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콘퍼런스가 앞으로 정례화돼 평생교육 관계자들을 위한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번 콘퍼런스의 발표 및 토론내용으로 구성된 자료집은 아래 링크를 통해 다운 받을 수 있다.


▼ 2023 평생학습 교육의 미래 콘퍼런스 자료집 다운로드▼

2023 평생학습 교육의 미래 콘퍼런스 자료집



양서진, 임진아 

사진 레옥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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