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소식]시민의 상상이 평생교육 정책이 된다

2022-12-30


대전 ‘평생교육 정책발굴단'이 함께한 ‘시민상상포럼’




“저는 고3입니다. 디지털 약자라고 하면 다들 노령층을 꼽지만 청소년, 청년 중에도 스마트폰 활용도가 낮아서 또래 간 소통부터 어려운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들도 사회구성원인 만큼 맞춤형 관심과 배려, 평생교육이 필요합니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평생교육 정책을 만들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박준우 정책발굴단 단원 


“어르신 대상 디지털 골든벨이 열렸는데 저희 어머니께서 ‘이모티콘'과 ‘고모티콘' 사이에서 갈등하시더군요. 고령층 디지털 장벽 해결이 저만의 숙제인 줄 알았는데 시민상상포럼을 통해 국가적인 숙제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제 작은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어 보람됐습니다.” 신진희 정책발굴단 단원 


시민들이 직접 평생교육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대전에서 열렸다. 

대전평생교육진흥원(아래 대전진흥원)은 시민이 중심이 되어 평생교육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평생교육 정책발굴단'을 모집해 운영했다. 11월 22일부터 3주간 열린 시민상상포럼의 주제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 : 문해력 향상을 위한 평생교육 정책 제안'이었다. 대전 진흥원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급속한 디지털 전환 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고, 디지털 리터러시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평생교육 정책은 무엇일까를 정책발굴단과 함께 고민해 보기로 한 것"이라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대전진흥원은 평생교육에 관심 있는 대전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발굴단을 모집했다. 청소년, 대전시민대학 수강생, IT연구소 은퇴자, 배달강사, 대학 평생교육원과 민간 평생교육기관 담당자, 구 평생교육 담당 공무원, 마을활동가, 장애인 단체 담당자, 주부 등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배경의 각계각층 시민 21명이 정책발굴단원으로 참여했다. 


이번 시민상상포럼 공론화 과정은 학습과 토의를 통해 정책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주 차에는 사전학습과 질의응답, 2주 차에는 숙의 토론, 3주 차에는 2주간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 아이디어를 발제하고 의견을 공유했다. 




“디지털 리터러시, 기기나 어플 배우는 차원 벗어나야” 





11월 22일에 진행된 1차 시민상상포럼에서는 사전 학습을 위해 길혜지 충북대 교육학과 교수와 전하영 전 한국평생교육사협회장(삶과앎 모두의 평생학습 대표)이 각각 ‘디지털 리터러시, 이 시대에 필요한 역량', ‘디지털 리터러시를 위한 평생교육'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는 평생교육과 디지털 문해교육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점, 새롭게 알게 된 점에 대해 질문하고 전문가들의 답변을 듣는 기회가 마련됐다. 

IT 강국인 한국의 디지털 문해력이 부족한 원인과 관련해, 길혜지 교수는 “어린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에 관련해서는 수준이 높으나 국제 수준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역량 수준에 대한 비교를 하기에는 체계적인 조사가 없다"면서 “한국의 디지털 문해력이 부족하다기보다 적응해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하영 대표는 “문자 해득과 디지털 리터러시는 다른 문제"라면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디지털 기기나 어플을 배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길혜지 교수 역시 “디지털 리터러시가 기능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길 교수는 “디지털 기기와 기술에 능숙해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하는 비판적인 부분들과 문제해결력을 갖출 수 있는 능력을 디지털 리터러시가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대전진흥원 실무자도 참석했다. 윤여범 대전진흥원 정책기획부장은 “디지털 문해교육이 꼭 고령층에 국한되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일반 성인, 30대, 40대에게도 내용이 다른 디지털 문해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 시민이 직접 만든 ‘정책제안 권고문’ 




11월 29일 열린 2차 시민상상포럼에서는 정책발굴단 단원들의 숙의 토론이 진행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문해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참가자들은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생겼다가 사라진다", “기초적인 부분에 집중되어 있어서 학습자 맞춤, 수준별 학습이 안 된다", “소외 계층을 위한 교육 기회 제공과 대상별 강사 육성이 필요하다", “평생교육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 “접근성이 떨어진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발굴단은 구체적인 정책 아이디어를 수렴해나갔다. 



12월 6일 3차 마지막 시민상상포럼에서는 2차에서 수렴된 정책 아이디어를 다듬어 대전진흥원에 전달하기 위해 ‘정책제안 권고문'을 만들었다. 정책발굴단은 내용적인 부분뿐 아니라 단어 하나, 문구 하나까지도 함께 의견을 나누고 모두의 동의를 거쳐가며 꼼꼼히 고쳐갔다.  

시민상상포럼 숙의에 따른 정책 제안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문해력 향상을 위한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 및 자원(정보)의 교류(환류)를 위하여 ‘디지털 문해교육 전문 운영체계 구축', ‘평생교육 정보종합포털 개선', ‘네트워크 역량 강화' 등의 방안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선을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커리큘럼 개발', ‘디지털 리터러시 전문 강사 양성' 방안도 함께 검토해 주시길 바랍니다. 

셋째, 학습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홍보 방안'도 포괄적 의미에서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넷째, 평생교육 문해력 향상을 위하여 주요하게 고려해야 할 원칙에 대해 제안 드립니다.(시민/전문가 의견 포함) 

*정책발굴단이 제안한 원칙 : 공공성/ 차별성/ 지속성/ 개방성/ 지역 자원 연계성/ 포용성/ 시대 변화의 민감성/ 평생교육 생태계 조성/ 시민성 및 디지털 시민성 강화 

다섯째, 기타 의견으로 문해력 향상을 위하여 중앙 정부와 대전시에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고, 적극 건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책발굴단의 제안에 대해 대전진흥원 관계자는 “예산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문해력 향상이라는 주제가 단시일 내에 풀어낼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에 정책 발굴단이 주신 의견이 당장 100% 반영된다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발굴된 정책에 대해 지역 내 관계자들에게 공유하고 확산해서 실행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노력으로 대전진흥원은 ▴ 대전 지역 평생교육 네트워크 협의회를 통해 지역 평생교육 관계자들과 문제의식을 공유, 확산하고 ▴ 발굴된 정책들이 지역의 주체들로 하여금 추진될 수 있도록 보조금 지원사업 등을 통해 방향성을 제시하고 ▴ 진흥원이 직접 추진하는 사업(시민대학, 배달강좌 등)의 세부 추진 계획에 해당 정책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자료 제공  대전평생교육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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