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연초에 세웠던 “꾸준히 운동하기” 계획을 추운 날씨 탓에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계시진 않나요? 이번 <길 위의 평생학습>에선 추운 겨울이라도 집 안에만 머무르지 말고 자연 속에서 힐링해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나라별로 자국민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휴양지가 있죠. 우리나라에는 역시 제주도가 빠질 수 없습니다. 한국인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도 많이 찾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최남단 섬, 제주도!
제주도는 신생대에 무려 110여 차례의 화산활동을 거쳐 형성된 섬으로,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 사면은 3°~5° 정도의 완만한 경사, 남북 사면은 5° 정도의 약간 더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독특한 지형이 다양한 자연경관을 만들어내며, 특히 겨울철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을 선사하죠.
“눈도 오고 바람도 세차게 부는 겨울 제주에 볼거리가 있을까?” 하는 분들을 위해, ‘길 위의 평생학습’에서는 이번과 다음 편(내륙 편, 해양 편)에 걸쳐 제주의 겨울 매력을 속속들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겨울 제주도의 내륙 탐방에서 놓치면 안 될 3가지 매력을 전해 드립니다.
1. 울창한 숲과 독특한 지질 : 사려니숲길, 산양 곶자왈, 돌문화공원
제주도는 현무암, 조면질안산암, 조면암 등 다양한 화산암류로 이루어진 독특한 지질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화산암 지형이 만들어낸 곶자왈과 울창한 숲은 겨울에 더욱 색다른 풍경을 선사합니다.
<사려니 숲길>
*위치: 제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137-1
*운영시간: 매일 09:00 ~ 17:00
*입장료: 무료

사려니숲길은 제주의 숨은 비경 중 하나로, ‘사려니’란 말 자체가 ‘신성한 숲’을 뜻합니다. 이곳은 2002년 유네스코 지정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이기도 하지요. 삼나무를 중심으로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편백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자라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선보입니다. 또한 길 자체가 완만한 나무데크로 조성되어 있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지만, 특히 눈 내린 겨울 풍경은 웨딩사진 촬영지로도 사랑받을 만큼 인상적입니다. 겨울철 제주를 찾는다면, 꼭 사려니숲길을 걸으며 삼나무 향기에 흠뻑 취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산양곶자왈(산양큰엉곶)>
*위치: 제주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956-6
*운영시간: 09:30 ~ 17:00
*입장료: 8,000원

제주의 곶자왈은 화산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울퉁불퉁한 바위와 돌멩이들 위에 덤불이 자라난 독특한 지형입니다. 곶자왈은 ‘숲(곶)’과 ‘돌이 엉킨 땅(자왈)’이 합쳐진 말이죠. 경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한때는 버려진 땅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그 가치가 높게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산양큰엉곶은 제주 4대 곶자왈 가운데 한경-안덕 곶자왈에 속해 있습니다. 이곳에는 휠체어로도 이동 가능한 ‘달구지길’이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곳곳에 동화 속 요정이 살 것 같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으니,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제주 돌문화공원>
*위치: 제주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교래자연휴양림
*운영시간: 09:00 ~ 18:00(매주 월 정기휴무)
*요금: 5,000원


제주 돌문화공원은 전국에서 유일한 전문 돌 박물관이자, 제주의 돌 문화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생태 공원입니다. 총 100만 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 중 70%가 곶자왈 지대로,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규모가 워낙 커서 동선거리 560m의 제1코스, 970m의 제2코스, 780m의 제3코스를 모두 둘러보려면 대략 3시간은 잡아야 하니, 여유 있게 일정을 계획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공원에는 돌박물관, 오백장군갤러리, 전통 초가마을, 야외전시장, 용암석 전시관(어머니의 방), 설문대 할망전시관 등 실내외에 전시와 체험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제주의 형성과정과 제주인의 생활 속에서 발전해 온 돌문화를 체계적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희귀한 화산암부터 용암석까지 두루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야외 구역에는 제주 탄생 신화를 테마로 조성된 공원과 전통 초가마을도 있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돌박물관 옥상에 있는 지름 40m, 둘레 125m의 거대한 원형 하늘연못은 수면에 비친 하늘 덕분에 하늘과 물의 경계가 모호한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비치된 장화를 신고 연못 한가운데로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유명한 ‘인생샷 명소’로도 꼽힙니다. 이곳은 2023~2024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된 만큼, 놓치지 말고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2. 겨울꽃의 향연: 가시림과 숨도의 동백꽃
제주도는 온화한 기후 덕분에 겨울에도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연평균 기온이 15.6℃에 달해 한겨울에도 포근한 날씨를 유지하기 때문인데요. 이렇듯 따뜻한 환경에서 동백꽃은 더욱 화려하게 피어나는데요. 동백꽃 명소는 제주 곳곳에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시림과 숨도는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라 한적하게 붉은 동백과 푸른 상록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가시림>
위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5번길 171 가시림
운영시간: 09:30 ~ 17:30
요금: 6,000원

가시림은 서귀포시 표선 지역에 위치한 약 4,000평 규모의 애기동백숲을 품은 수목원입니다. 조성된 지 오래되지 않아 비교적 사람이 적어 조용히 겨울 정원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전문 조경회사에서 설계한 정원과 카페가 함께 자리하고 있어, 깔끔하고 정돈된 풍경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동백나무숲을 비롯해 이끼와 고사리가 식재된 곶자왈 정원, 팜파스 등을 만날 수 있으며, 다른 계절에는 황금 메타세쿼이아, 능소화, 배롱나무, 수국, 겹벚나무 등 다양한 식물이 사계절 내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유리온실과 가든 센터(재배온실)도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카페 내부에는 통창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어 잊지 못할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입니다.
<숨도>
위치: 제주 서귀포시 일주동로 8941
운영시간: 08:00 ~ 18:00
요금: 6,000원



서귀포에 위치한 숨도는 예전 석부작 박물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문화공간입니다. 겨울 제주의 동백꽃과 하귤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정원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한겨울의 또 다른 제주 풍경을 선물해 줍니다.
석부작이란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 위에 풍란과 야생화를 착근시켜 키우는 예술품으로, 거친 돌덩이를 뿌리가 서서히 휘감아가는 모습은 자연이 빚어낸 생명의 경이로움을 감동스럽게 보여줍니다.

이곳에는 특별히 하귤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노란 귤들을 볼 수 있는데,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입니다. 특히 한라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붉은 동백꽃 군락지는 다른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없어 더욱 인상적이지요. 아침 일찍 방문하면 사람이 거의 없어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특별한 오름의 겨울 풍경: 금오름과 물영아리오름
제주에는 약 360여 개의 ‘오름(작은 화산체)’이 있습니다. 제주도의 완만한 지형과 화산 활동이 어우러져 형성된 이 오름들은 겨울철 트레킹 명소로도 인기가 높은데요. 그중 독특한 화산지형을 간직한 금오름과 겨울 설경이 아름다운 물영아리 오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금오름>
위치: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1-1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금오름은 화산지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다양한 레저 활동이 가능해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 중 하나로 꼽힙니다. 흙의 색깔이 유난히 검어서 ‘검은오름’이라고도 불리지요. 정상부에는 원형 굼부리(화구호)가 깊게 패인 독특한 지형인데, 예전에는 물이 고여 있었으나 현재는 바닥이 드러나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 소개되어 더 유명해진 금오름은 입구에 넓은 주차장과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고, 정상까지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습니다. 꼭대기에 다다르면 해안과 한라산, 제주의 전원 풍경까지 시원스레 내려다볼 수 있어 탁 트인 전경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또한 정상에는 활공장이 있어 패러글라이딩 체험도 가능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영아리 오름>
위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188

물영아리 오름은 정상부에 함지박 형태의 깊은 화구가 있어, 둘레 약 1km, 깊이 40여 m의 거대한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습지오름입니다. 연평균 2,000mm 이상의 풍부한 강수량을 유지하고 있어, 2006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곳이기도 하지요.

‘영아리’는 신령스러운 산을 의미하며, 여기에 ‘물’이 합쳐져 지금의 물영아리라는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오름 입구에 물영아리 오름의 재미있는 전설이 적혀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처음 수망리에 민가가 살기 시작한 때, 기르던 소를 잃어버린 한 젊은이가 소를 찾아 헤매다 이 오름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젊은이는 그 산 정상에서 배고프고 목이 말라 기진하여 쓰러져 있었다. 그때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 소 값으로 이 산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을 테니, 아무리 가물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 너는 가서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번쩍 눈을 떠보니 하늘이 갑자기 어둑어둑해지더니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삽시간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눈앞에는 큰 못이 출렁이고 못 가에는 소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 아무리 가물어도 그 오름 꼭대기에는 마르지 않는 물이 고여 있어, 소들이 목장에 물이 말라 없으면 그 오름 위로 올라간다고 한다."
현재는 계단 공사로 인해 2025년 3월까지 정상 및 습지 탐방이 불가능하지만, 대신 둘레길(약 1시간 40분 소요)은 개방되어 있어 오름 주변을 한 바퀴 돌며 목가적인 겨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도는 겨울에도 독특한 지질과 풍성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보물섬입니다. 특히 11월 중순부터 화려하게 피어나는 붉은 동백꽃은 현무암 지형과 어우러지며 겨울 제주만의 특별한 매력을 뽐내죠. 소개해 드린 명소들 외에도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이 많이 숨어 있어 장소 선정이 무척 힘들었네요. 여러분도 겨울철 제주 내륙 탐방을 즐기며 마음속까지 힐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 <길 위의 평생학습>에서는 제주도의 독특한 해안 지질과 겨울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탐방을 통해 또 다른 제주의 매력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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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편집위원 박진숙
혹시 연초에 세웠던 “꾸준히 운동하기” 계획을 추운 날씨 탓에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계시진 않나요? 이번 <길 위의 평생학습>에선 추운 겨울이라도 집 안에만 머무르지 말고 자연 속에서 힐링해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나라별로 자국민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휴양지가 있죠. 우리나라에는 역시 제주도가 빠질 수 없습니다. 한국인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도 많이 찾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최남단 섬, 제주도!
제주도는 신생대에 무려 110여 차례의 화산활동을 거쳐 형성된 섬으로,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 사면은 3°~5° 정도의 완만한 경사, 남북 사면은 5° 정도의 약간 더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독특한 지형이 다양한 자연경관을 만들어내며, 특히 겨울철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을 선사하죠.
“눈도 오고 바람도 세차게 부는 겨울 제주에 볼거리가 있을까?” 하는 분들을 위해, ‘길 위의 평생학습’에서는 이번과 다음 편(내륙 편, 해양 편)에 걸쳐 제주의 겨울 매력을 속속들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겨울 제주도의 내륙 탐방에서 놓치면 안 될 3가지 매력을 전해 드립니다.
1. 울창한 숲과 독특한 지질 : 사려니숲길, 산양 곶자왈, 돌문화공원
제주도는 현무암, 조면질안산암, 조면암 등 다양한 화산암류로 이루어진 독특한 지질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화산암 지형이 만들어낸 곶자왈과 울창한 숲은 겨울에 더욱 색다른 풍경을 선사합니다.
<사려니 숲길>
*위치: 제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137-1
*운영시간: 매일 09:00 ~ 17:00
*입장료: 무료
사려니숲길은 제주의 숨은 비경 중 하나로, ‘사려니’란 말 자체가 ‘신성한 숲’을 뜻합니다. 이곳은 2002년 유네스코 지정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이기도 하지요. 삼나무를 중심으로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편백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자라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선보입니다. 또한 길 자체가 완만한 나무데크로 조성되어 있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지만, 특히 눈 내린 겨울 풍경은 웨딩사진 촬영지로도 사랑받을 만큼 인상적입니다. 겨울철 제주를 찾는다면, 꼭 사려니숲길을 걸으며 삼나무 향기에 흠뻑 취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산양곶자왈(산양큰엉곶)>
*위치: 제주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956-6
*운영시간: 09:30 ~ 17:00
*입장료: 8,000원
제주의 곶자왈은 화산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울퉁불퉁한 바위와 돌멩이들 위에 덤불이 자라난 독특한 지형입니다. 곶자왈은 ‘숲(곶)’과 ‘돌이 엉킨 땅(자왈)’이 합쳐진 말이죠. 경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한때는 버려진 땅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그 가치가 높게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산양큰엉곶은 제주 4대 곶자왈 가운데 한경-안덕 곶자왈에 속해 있습니다. 이곳에는 휠체어로도 이동 가능한 ‘달구지길’이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곳곳에 동화 속 요정이 살 것 같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으니,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제주 돌문화공원>
*위치: 제주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교래자연휴양림
*운영시간: 09:00 ~ 18:00(매주 월 정기휴무)
*요금: 5,000원
제주 돌문화공원은 전국에서 유일한 전문 돌 박물관이자, 제주의 돌 문화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생태 공원입니다. 총 100만 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 중 70%가 곶자왈 지대로,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규모가 워낙 커서 동선거리 560m의 제1코스, 970m의 제2코스, 780m의 제3코스를 모두 둘러보려면 대략 3시간은 잡아야 하니, 여유 있게 일정을 계획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공원에는 돌박물관, 오백장군갤러리, 전통 초가마을, 야외전시장, 용암석 전시관(어머니의 방), 설문대 할망전시관 등 실내외에 전시와 체험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제주의 형성과정과 제주인의 생활 속에서 발전해 온 돌문화를 체계적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희귀한 화산암부터 용암석까지 두루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야외 구역에는 제주 탄생 신화를 테마로 조성된 공원과 전통 초가마을도 있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돌박물관 옥상에 있는 지름 40m, 둘레 125m의 거대한 원형 하늘연못은 수면에 비친 하늘 덕분에 하늘과 물의 경계가 모호한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비치된 장화를 신고 연못 한가운데로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유명한 ‘인생샷 명소’로도 꼽힙니다. 이곳은 2023~2024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된 만큼, 놓치지 말고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2. 겨울꽃의 향연: 가시림과 숨도의 동백꽃
제주도는 온화한 기후 덕분에 겨울에도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연평균 기온이 15.6℃에 달해 한겨울에도 포근한 날씨를 유지하기 때문인데요. 이렇듯 따뜻한 환경에서 동백꽃은 더욱 화려하게 피어나는데요. 동백꽃 명소는 제주 곳곳에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시림과 숨도는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라 한적하게 붉은 동백과 푸른 상록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가시림>
위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5번길 171 가시림
운영시간: 09:30 ~ 17:30
요금: 6,000원
가시림은 서귀포시 표선 지역에 위치한 약 4,000평 규모의 애기동백숲을 품은 수목원입니다. 조성된 지 오래되지 않아 비교적 사람이 적어 조용히 겨울 정원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전문 조경회사에서 설계한 정원과 카페가 함께 자리하고 있어, 깔끔하고 정돈된 풍경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동백나무숲을 비롯해 이끼와 고사리가 식재된 곶자왈 정원, 팜파스 등을 만날 수 있으며, 다른 계절에는 황금 메타세쿼이아, 능소화, 배롱나무, 수국, 겹벚나무 등 다양한 식물이 사계절 내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유리온실과 가든 센터(재배온실)도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카페 내부에는 통창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어 잊지 못할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입니다.
<숨도>
위치: 제주 서귀포시 일주동로 8941
운영시간: 08:00 ~ 18:00
요금: 6,000원
서귀포에 위치한 숨도는 예전 석부작 박물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문화공간입니다. 겨울 제주의 동백꽃과 하귤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정원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한겨울의 또 다른 제주 풍경을 선물해 줍니다.
석부작이란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 위에 풍란과 야생화를 착근시켜 키우는 예술품으로, 거친 돌덩이를 뿌리가 서서히 휘감아가는 모습은 자연이 빚어낸 생명의 경이로움을 감동스럽게 보여줍니다.
이곳에는 특별히 하귤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노란 귤들을 볼 수 있는데,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입니다. 특히 한라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붉은 동백꽃 군락지는 다른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없어 더욱 인상적이지요. 아침 일찍 방문하면 사람이 거의 없어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특별한 오름의 겨울 풍경: 금오름과 물영아리오름
제주에는 약 360여 개의 ‘오름(작은 화산체)’이 있습니다. 제주도의 완만한 지형과 화산 활동이 어우러져 형성된 이 오름들은 겨울철 트레킹 명소로도 인기가 높은데요. 그중 독특한 화산지형을 간직한 금오름과 겨울 설경이 아름다운 물영아리 오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금오름>
위치: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1-1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금오름은 화산지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다양한 레저 활동이 가능해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 중 하나로 꼽힙니다. 흙의 색깔이 유난히 검어서 ‘검은오름’이라고도 불리지요. 정상부에는 원형 굼부리(화구호)가 깊게 패인 독특한 지형인데, 예전에는 물이 고여 있었으나 현재는 바닥이 드러나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 소개되어 더 유명해진 금오름은 입구에 넓은 주차장과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고, 정상까지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습니다. 꼭대기에 다다르면 해안과 한라산, 제주의 전원 풍경까지 시원스레 내려다볼 수 있어 탁 트인 전경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또한 정상에는 활공장이 있어 패러글라이딩 체험도 가능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영아리 오름>
위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188
물영아리 오름은 정상부에 함지박 형태의 깊은 화구가 있어, 둘레 약 1km, 깊이 40여 m의 거대한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습지오름입니다. 연평균 2,000mm 이상의 풍부한 강수량을 유지하고 있어, 2006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곳이기도 하지요.
‘영아리’는 신령스러운 산을 의미하며, 여기에 ‘물’이 합쳐져 지금의 물영아리라는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오름 입구에 물영아리 오름의 재미있는 전설이 적혀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처음 수망리에 민가가 살기 시작한 때, 기르던 소를 잃어버린 한 젊은이가 소를 찾아 헤매다 이 오름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젊은이는 그 산 정상에서 배고프고 목이 말라 기진하여 쓰러져 있었다. 그때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 소 값으로 이 산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을 테니, 아무리 가물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 너는 가서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번쩍 눈을 떠보니 하늘이 갑자기 어둑어둑해지더니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삽시간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눈앞에는 큰 못이 출렁이고 못 가에는 소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 아무리 가물어도 그 오름 꼭대기에는 마르지 않는 물이 고여 있어, 소들이 목장에 물이 말라 없으면 그 오름 위로 올라간다고 한다."
현재는 계단 공사로 인해 2025년 3월까지 정상 및 습지 탐방이 불가능하지만, 대신 둘레길(약 1시간 40분 소요)은 개방되어 있어 오름 주변을 한 바퀴 돌며 목가적인 겨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도는 겨울에도 독특한 지질과 풍성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보물섬입니다. 특히 11월 중순부터 화려하게 피어나는 붉은 동백꽃은 현무암 지형과 어우러지며 겨울 제주만의 특별한 매력을 뽐내죠. 소개해 드린 명소들 외에도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이 많이 숨어 있어 장소 선정이 무척 힘들었네요. 여러분도 겨울철 제주 내륙 탐방을 즐기며 마음속까지 힐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 <길 위의 평생학습>에서는 제주도의 독특한 해안 지질과 겨울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탐방을 통해 또 다른 제주의 매력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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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편집위원 박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