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평생학습]우리나라에도 사막이? 신두리해안사구 겨울 트레킹 | 편집위원 박진숙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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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24년이 가고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있죠. 바로 올해의 목표 세우기! 그중에서도 ‘건강 챙기기’나 ‘꾸준히 운동하기’는 단골 항목인데요. 의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최고의 운동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걷기인데요. 돈도 들지 않고, 오직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데,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여러분의 새해 건강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2025년 첫 길 위의 평생학습에서 특별한 겨울 트레킹 코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지루한 일상을 달래주는 최고의 방법이지요? 이국적이고 멋진 풍경 덕분에 겨울 추위도 잊고 힐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자연과 문화, 그리고 인간이 살아 숨 쉬는 편안하고 안전한 길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 제주 올레길, 북한산 둘레길, 지리산 숲길 등 다양한 걷기 코스가 많이 사랑받고 있는데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곳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이 관리하는 태안 해변길입니다.

 

태안은 2007년 해양 오염 사고로 큰 아픔을 겪었지만, 지역 경제를 살리고 탐방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해변길 조성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멋진 도보길이 탄생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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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자연경관이 펼쳐지는 태안 해변길은 바라길, 소원길, 파도길, 솔모랫길, 노을길, 샛별길, 바람길의 총 7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오늘은 그중 1코스 바라길을 걸어보려 합니다.  이 코스는 학암포해변에서 시작해 구례포와 먼동 해변을 지나 신두리해안사구까지 이어지는 약 12km의 아름다운 겨울 트레킹 코스입니다. 이 코스에선 바다도 보고, 숲도 보고 마지막에는 드넓은 해안사구까지 볼 수 있어요. 그럼 함께 출발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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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길은 그 이름처럼 바다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겨울 하늘 아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모래가 어찌나 고운지 파도가 들어왔다 나간 자리는 마치 부드러운 빗자루로 쓸어낸 것처럼 세밀한 물결문양이 남아 있네요. 일부러 이렇게 만들 수도 없을 만큼 규칙적이고 아름답습니다. 길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 걷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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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가 아름다운 먼동 해변은 아름다운 해안선과 갯바위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곳은 과거 ‘암매’라고 불렸으나 1993년 KBS 대하드라마 ‘먼동’의 촬영 장소로 유명해지며,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하네요. ‘용의 눈물’, ‘야망의 전설’, ‘불멸의 이순신’ 등 여러 드라마 촬영지가 되었답니다. 아직도 드라마 촬영 세트장이 남아있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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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길이라고 해서 해안가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소나무 숲 중간에 나 있는 길도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막아줘 참 좋더군요. 험하지 않은 흙길이면서 소나무 냄새, 바람 냄새, 흙냄새가 은은히 풍겨와 편안히 걷기 좋았습니다. ‘걷는다는 행위가 힐링이 되는구나’라고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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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중간중간 소나무 사이로 이렇게 서해가 보이기도 합니다. 살짝 제주도 올레길의 느낌도 나네요. 소나무 숲의 고요한 분위기와 겨울바람이 만들어내는 아련한 감동은, 추억이라는 이름의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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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이색적인 풍경을 마주하게 되면 바라길의 종착지에 다다른 것입니다. 마치 사막같은 한국 최대의 모래언덕인 태안 신두리해안사구입니다. 길이 약 3.4km, 폭 0.5~1.3km의 모래언덕인 이곳은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사막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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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사구는 바다에서 밀려온 모래가 바람에 의해 쌓여 형성된 독특한 언덕 지형으로, 육지와 바다의 생태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해일로부터 해안선과 농경지를 보호하고, 지하수를 공급해주며, 아름다운 경관까지 제공해주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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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해안사구는 정말 넓습니다. 그래서 거리에 따라 A, B, C코스가 있으니 본인의 체력에 따라 걷는 코스를 정하세요. 그렇게 모래언덕 위에 설치된 목재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와 모래, 바람과 하늘만 있는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겨울바람에 대책 없이 흔들리는 회색빛 옷을 입은 식물들과 다양한 염생식물이나 동물들이 서식하는 습지 지역을 볼 수 있지요.

 

태안 신두리해안사구의 북쪽지역은 천연기념물 제31호로 지정되어 관리받고 있는데요. 이곳은 멸종 위기종인 맹꽁이, 금개구리, 구렁이 등도 관찰할 수 있어 환경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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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동안 약간의 비가 내리고 우박까지 떨어졌던 날씨였지만, 이곳에 도착하니 거짓말처럼 하늘이 맑아졌습니다. 모래언덕 위에 서서 겨울바다를 바라보면, 짠내 섞인 바다 냄새가 상쾌하게 머릿속을 파고듭니다. 겨울바다는 그 고요함과 차분함 덕분에 명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겨울바다의 진정한 매력 아니겠어요?

 

2025년 첫 번째 ‘길 위의 평생학습’은 겨울이라고 움츠러들어 있을 여러분들의 건강과 힐링을 도울 여행지로 다녀왔습니다. 선선한 겨울바다의 낭만에 흠뻑 취해보고, 독특한 물결문양과 물길을 감상하며, 소나무 군락에서 풍기는 향긋한 솔내음까지 만끽해보았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안사구에서 이국적인 모래언덕과 자연이 그려낸 풍경화에 흠뻑 취해본 여행이었어요.

 

새해에는 더 다양한 경험과 배움으로 여러분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편집위원 박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