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의 탐구생활]한빛미디어 의장 박태웅_AI리터러시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2023-11-07


[이음의 탐구생활]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




[이음의 탐구생활] 

각자의 분야에서 학습과 교육, 놀이, 예술 및 사회이슈 등을 통해 스스로 탐구하고 즐거움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만의 인사이트를 얻어가는 인터뷰 기획코너


최근 ChatGPT(챗지피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관련 강의나 책자가 쏟아지고 있다. ChatGPT에서 Chat은 채팅을 의미하고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줄임말이다. 즉 ChatGPT를 이용하여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 인터넷에 있는 광범위한 지식들을 활용하여 질문자의 의도에 맞는 대답을 인공지능을 통해서 답변을 도출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언뜻 무엇인지 모르겠는 ChatGPT는 AI 즉 인공지능의 일종이다. 일주일에 2~3번 이상 AI 강의를 하며 전국을 순회하고 있는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은 ChatGPT는 AI인데 ChatGPT를 알려면 AI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1년 정보통신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IT업계 유명 인사다. 그의 시작은 한겨레 신문기자였지만 2000년대에는 IT 분야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1999년 신문사를 떠나 대한민국 내 최초의 허브사이트를 지향하는 <인티즌>을 설립해 언론계와 벤처업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 후 <안철수연구소> 경영지원실 실장, 웹보안 전문회사 <자무스> 대표이사, <엠파스> 부사장, 열린사이버대학교 부총장, KTH 부사장을 거쳐 지금은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이 되었다. 이처럼 굵직굵직한 IT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책 읽는 것도 좋아했고요. 

어릴 때 부모님이 저보고 활자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항상 무언가를 읽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호기심이에요.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은 의문을 갖는 것이고 의문을 갖게 되면 그 답을 찾기 위해 공부할 수밖에 없어요. 

어린아이일수록 질문하는 사람으로 키워야 합니다. 

답이 아니라 질문할 줄 아는 사람이 이 시대에 걸맞은 인재이지요.”


최근 ChatGPT의 실체부터 AI의 진화와 미래까지 다룬 <박태웅의 AI강의>라는 책을 펴낸 박 의장이 평생학습e음 독자들을 위해 AI를 쉽게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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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화하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AI를 이해할 수 있다



Q. 박태웅 의장님이 IT업계에서 유명하셨지만 일반 대중이 의장님을 알게 된 것은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책이 화제가 되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 책을 쓰셨던 이유가 있으셨나요?

그 책의 영어 제목이 <Already, but not yet>입니다. 영어 제목에서 이해할 수 있듯이 이미 선진국이나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아서 그 부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야 할 것인지를 찾고자 했습니다. 헌법 제1조에 나와 있듯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민주공화국이 되려면 견제가 중요합니다. 씨줄, 날줄로 엮듯이 선출된 권력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서로 견제해야 건강한 민주공화국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입법, 사법, 행정이 서로를 견제하게 만들고, 판사, 검사를 선출직으로 선발해서 시민들이 견제하게 만들고, 지방자치제를 활성화해서 중앙과 지방이 견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입법, 사법, 행정을 분리하는 데서 멈춰버렸습니다. 진정한 민주공화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Q. 요즘은 AI 관련한 강의를 많이 하고 계시는데요, 강의를 듣는 분들이 무엇을 가장 궁금해하시나요? AI가 무엇인지도 설명해주세요. 

강연을 가면 AI가 뭔지 알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아요. 그 다음 AI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도 많습니다. AI는 인공지능입니다. 기계가 사람의 정신을 대체하게 해보자는 시도가 바로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은 잠재된 패턴을 찾아내는 일을 합니다. 


예를 들어 강아지와 고양이를 구분할 때 패턴은 뚜렷한데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때가 있어요. 다리가 네 개라면 그건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해당하기 때문에 부족해요. 그렇다고 귀가 두 개다 하면 토끼도 귀가 두 개예요. 이처럼 내가 눈으로는 굉장히 쉽게 구분을 하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잠재된 패턴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잠재된 패턴을 찾아내는 일을 인공지능은 매우 잘합니다. 이미 1956년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으니 매우 오래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ChatGPT도 인공지능의 일종인가요?

인공지능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ChatGPT는 언어 인공지능이고요, 이세돌과 바둑을 뒀던 알파고는 바둑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은 정말 무궁무진한 소프트웨어에요. 옛날에는 메인 컴퓨터를 여러 명이 동시에 썼잖아요. 그냥 보이는 거예요, 컴퓨터가. 


그런데 지금 ChatGPT4 같은 경우 두 달 만에 사용자가 1억 명이 넘었어요. 그렇다고 1억 대의 ChatGPT가 있는 게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일 뿐이에요. 그냥 분할해서 여러 명일 수도 있고 수천 명이 같이 있을 수도 있고 수억 명이 같이 있을 수도 있어요. 사람처럼 의인화해서 어떤 캐릭터가 있다, 어떤 사람이다 하니까 인공지능에 대한 오류가 생기는 겁니다. 


Q. 인공지능을 의인화하면 안 된다는 뜻인가요?

사람들은 사람처럼 이야기를 하면 사람인 걸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습니다. 동그란 원에 눈코입만 그려도 사람으로 보잖아요? 이건 사람들이 뇌를 혹사하지 않기 위해서 사물을 익숙한 것으로 패턴화하는 겁니다. 인공지능을 사람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오는 오류들이 굉장히 많아요. 


<Her>이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인공지능 사만다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런데 사만다는 그 주인공뿐만 아니라 수천, 수만의 사람과 동시에 채팅을 하고 동시에 사랑에 빠집니다. 그냥 기계인 것이죠. 그런데 인공지능을 사람이라고 의인화하니까 인격 캐릭터로 받아들이게 되고 거기서 굉장한 오류가 나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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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 이미 깊이 파고든 AI, 이해가 먼저다



Q. 그런 오류가 생기지 않으려면 어릴 때부터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AI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AI리터러시를 높이는 게 지금 한국 사회가 시급히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것이 나타났을 때 공론화를 하자 아니면 토론을 하자, 설문을 하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그전에 그것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공유해야 합니다.


공론화란 설문조사나 여론조사가 아닙니다. 아무 지식 없이 신문방송에서 한두 번 본 기사를 본 정도는 답을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공론화를 하려면 충분한 데이터를 줘서 리터러시를 갖추게 하고 그다음 숙의 과정을 거쳐서 합의를 해야 합니다. AI리터러시를 높이려면 공중파에서 AI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주고 토론회를 중계해주고, 강연회를 중계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부교재를 만들어 가르치고 AI가 무엇인지, 한계와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그래서 AI가 이런 것이구나 이것이 어떻게 작동을 하고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게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구나 하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것에 대해서 어떤 제도를 만들어야 할지, 어떤 법과 규칙이 필요한지를 합의해서 하나씩 만들어갈 수 있게 될 겁니다. 


Q. 그런데 일반인들은 인공지능을 접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너무 익숙해져서 오히려 느끼지 못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인공지능 덩어리에요. 지문 인식 기능이나 음성 인식 같은 것이 인공지능이에요. 카메라를 찍을 때도 조도를 저절로 맞춰주는 데 이게 인공지능입니다. 요즘은 네이버 클로바가 회의록을 다 받아적어 주는데 그것도 인공지능입니다. 우리 생활을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해주는 기능들에 대부분 인공지능이 들어있다고 봐도 됩니다. 


Q. 인공지능의 등장이 우리에게 엄청난 변화를 줄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의장님은 AI의 등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계적인 미디어 학자 마셜 매클루언이 1964년에 <미디어의 이해>라는 불후의 명작을 냈는데, 그 책에서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미디어가 나오면 그 미디어가 전달하는 콘텐츠에만 집중을 합니다. 컬러 TV가 나왔을 때 그 TV에서 보여주는 뉴스, 드라마 등 콘텐츠만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가장 큰 메시지는 컬러 TV 그 자체라는 거예요. 컬러 TV가 나오면서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거든요. 


컬러 TV 환경에 맞게 색조화장품이 엄청나게 붐을 일으키고 컬러풀한 패션이 유행하면서 패션산업이 굉장히 커지고 바보상자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스마트폰도 그 미디어가 갖고 온 변화가 엄청납니다. 이제 AI가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할 텐데 우리가 AI가 만든 결과물들만 바라보고 있으면 AI 자체가 주는 메시지를 다 놓치게 됩니다. 먼저 AI 그 자체에 집중해서 AI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고민하고 거기서 파생될 문제나 보완점을 찾아내는 일을 해야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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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대한 규제를 고민해야 할 때



Q. 인공지능이 많이 사용되면서 가짜뉴스를 만든다는 우려도 큽니다

ChatGPT를 봅시다. 이 소프트웨어는 수많은 문서를 학습해서 주어진 단어를 보고 그다음에 올 가장 적합한 단어를 찾아냅니다. 여기에는 진실이나 사실의 중요성보다 가장 적합한 단어가 무엇인가를 찾아낸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ChatGPT는 진실을 말하기 위해 프로그래밍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AI가 고도화될수록 거짓을 말하는 주체들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이처럼 AI 언어 모델에서 주어진 데이터 또는 맥락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것'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고 하는데요, 이 할루시네이션이 매우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이것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첫 ChatGPT의 할루시네이션이 18%였는데 ChatGPT4는 8%대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ChatGPT 수석개발자는 이 속도라면 2년 안에 없앨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힘들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Q. 의장님은 인공지능을 ‘인간의 마음을 향한 실험’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이 인간의 정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신을 조작할 수도 있으니까요. 인공지능이 우리한테 뭔가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 가짜 정보나 가짜 뉴스, 가짜 의료정보 등을 그럴듯하게 참말과 거짓말을 섞어서 전달하면 알 수가 없습니다. 러한 할루시네이션으로 인해 인간의 정신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엄격한 규칙이 필요한 겁니다. 


또 인공지능이 건강한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반드시 규제가 있어야 합니다. 자동차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횡단보도와 신호등이라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브레이크의 안전 규격, 안전벨트의 안전 규격, 범퍼의 안전 규격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차를 안심하고 타는 거잖아요. 이 규칙들을 어기면 자동차를 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인공지능에는 그런 규칙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브레이크가 없는 차를 팔고 있고 어떤 사람은 안전벨트가 없는 차를 팔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신호등도 없고 횡단보도도 없어요. 한마디로 무법천지인 거죠. 인공지능은 인간의 정신을 조작할 수 있는 종류의 시스템이니까 자동차 규제처럼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들이 하루 빨리 마련되어야 합니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정신을 건드리기 때문에 사고가 나도 스스로 알아채지 못할 가능성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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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인해 평생학습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



Q.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평생학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그럼요. 지금 평생학습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술의 혁신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서 이젠 누구도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 평생 먹고 살 도리가 없거든요. 스마트폰이 등장한 게 2007년이고 우리나라에는 2009년 12월에 상륙했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안 됩니다. 2007년 이전에는 본 적도 없고, 생각한 적도 없는 기계인데 말이죠. 지금 시대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든 간에 인생의 대부분을 평생 처음 본 무언가를 접하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겁니다. 이처럼 혁신의 속도가 빠르고 사람의 수명은 길어지니까 평생교육이 필수가 된 시대입니다. 


Q. 디지털 문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 간에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특히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빨라서 지금 노인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 발전은 좋은 것이라고 볼 수 없어요. 기술의 발전은 사람을 편하게 하려고 하는 건데 실제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너무 빠른 변화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옳지 않은 거죠. 인간이 편하게 살자고 기술을 혁신하는 건데 아직 그걸 못 따라가서 굉장히 버거운 상황이 돼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도 평생교육이나 재교육의 역할이 점점 더 강화될 수밖에 없고 엄청난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젊은 층을 디지털 네이티브라며 나이 든 사람들에 비해 AI 활용이 높을 것이라고 착각하는데요, 디지털 네이티브는 도구를 잘 쓴다는 뜻이지 그것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르고도 쓸 수 있습니다. 그걸 제대로 잘 이해하고 고민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젊은 층에게도 교육이 필요합니다. 


Q.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것은 성인이 돼서 직업이 생겨도 계속 학원 같은 곳을 다녀야 한다는 건가요?

우리나라는 노동부와 교육부가 나뉘어 있는데 이 시스템이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직업교육도 교육인데 대학들이 들어오지 못해요. 대학은 교육부 소속이고 기술과 관련된 전문 교육은 노동부 소속이라서 대학 대신 학원들이 전문교육을 다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교가 지금 벚꽃 피는 순으로 망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대학의 엄청난 자원 캠퍼스와 교수들이 전문교육을 하면 되는데 교육부와 노동부가 따로 있는 바람에 대학이 전문 교육에 나설 수가 없는 거예요. 


지금 시대는 리런(Re-Learn), 온런(On-Learn)이 필요합니다. 지금 갖고 있는 기술을 더 고도화시키고 또 어떤 지식은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을 엄청나게 계속 해주지 않으면 시대에 적응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환경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대학 교육으로 정규 교육은 다 끝났으니 그 후 더 교육이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는 노동부가 추가로 전문교육을 한다는 개념이에요. 이것은 산업화 초창기 개념에는 맞을지 몰라도 지금은 안 맞습니다. 제 생각에는 교육부가 정규교육 관련한 것은 교육청으로 넘기고 평생학습에 집중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유치부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교육 관점에서 전체 교육을 다 재설계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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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아날로그 경로는 필수



Q. AI를 활용해 평생교육을 하면 효과가 더 높을 것이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교육도 많이 하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문해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AI 교육에는 AI 자체에 관한 교육과 AI를 활용한 교육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분명히 구분해야 하는데 모두 AI 교육이라고 부르면서 굉장한 오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필요한 것은 AI에 관한 교육인데 AI를 활용한 교육만 이야기하고 있어요. 인공지능을 어떻게 빨리 여기다 적용을 할 건가만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게 저는 굉장히 위험한 접근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 AI를 활용한 교육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거든요. 교육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으니 이게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고, 아무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오히려 아이들을 퇴보시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논문이 있습니다. 책을 읽은 사람의 집중도가 30분이라면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의 집중도는 5분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거예요. 한마디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거죠. 


그러면 이 스마트 미디어를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아이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고서 교육에 활용할 방안은 뭐가 있는지 질문이 다시 돼야 합니다. 교육부에서 디지털 교육의 효과를 대대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교육의 효과가 의문인데 AI 교육도 똑같이 진행하려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제 생각에는 AI를 활용한 교육을 파일럿 프로젝트로 해보고 그 효과를 검증한 후에 전체로 파급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AI가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은 전면적으로 시키되 AI를 활용한 AI 디바이스 교육을 하고 싶다면 작은 규모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점진적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문해교육이라는 것도 너무 협소하게 디지털 교육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하지만 우리에게는 일상이 된 키오스크조차도 어르신들은 사용을 어려워하니까 도와드려야 하는 것 아닐까요?

키오스크는 사람을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인건비를 줄이고 싶은 사업자를 위한 것이지 사용자에게는 불편한 겁니다. 사람이 옆에 와서 뭘 드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보는 게 마음 편하지 기계를 상대하는 게 사용하는 사람에게 마음 편한 일은 아니죠. 사람이 아닌 사업자를 위한 기술이다보니까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거예요. 


디지털 라이프를 조성한다고 해도 반드시 아날로그적인 경로를 하나 마련해둬야 합니다. 그게 접근성이거든요. 우리가 주민센터에 가서 서류를 뗄 때 키오스크로 다 되어 있으면 그건 노인들의 접근성을 막는 겁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접근성만 있는 게 아닙니다. 디지털 취약자를 위한 접근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아날로그입니다. 



Q. 긴 말씀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평생학습e음 구독자들을 위한 말씀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뭘 배웠더라도 남은 인생의 대부분을 평생 처음 만나는 무언갈 하면서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래서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손해도 아니고 피해를 보는 겁니다.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당하게 될 수도 있고요. 요즘 AI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중에 번역을 해주는 것도 있고 사진만 찍었는데 텍스트를 추출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것을 아는 사람과 그걸 몰라서 못 쓰는 사람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젠 정말 평생학습이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야 합니다. 몰라서 피해를 당하거나 피해를 당하는 줄도 모르고 살게 되는 게 싫다면 지금 당장 평생학습의 물결에 올라타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평생학습e음 이선민 선임 에디터

사진 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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