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노인평생교육강사 양성과정’ 참가자 인터뷰 _“20대부터 70대까지 강사로… 더 다채로운 노인평생교육”

2022-10-27

제주 ‘노인평생교육강사 양성과정’ 참가자를 만나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노인평생교육강사 양성과정’ 참가자 인터뷰 





두 집 중 한 집은 노인 가구. 30년 뒤에 펼쳐질 일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50년 장래가구추계 시도편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가구주인 전국 고령자 가구 비중은 2020년 22.4%에서 2050년 49.8%로 2배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노인들을 위한 평생교육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인평생교육은 여가, 취미 활동 또는 문해교육에 집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평생교육 현장에서는 다양한 노인의 연령대와 관심사에 따른 보다 세분화된 노인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노인평생교육강사 양성과정이 제주에서 마련됐다. 제주 평생교육장학진흥원은 제주특별자치도경로당광역지원센터와 함께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노인평생교육강사 양성과정을 진행했다. 

이번 양성과정에서는 사회 변화와 노인 평생교육의 이해, 노인 생애주기에 따른 심리변화과정 이해와 같은 이론적인 내용부터 나만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강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의계획서 작성하는 법 같은 실용적인 내용까지 알찬 강의가 기획됐다. 심화 과정 마지막에는 강의를 직접 시연하고 컨설팅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심화 과정까지 이수한 수강생은 총 24명이다. 




노인평생교육강사 양사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김지원 주임


제주 노인평생교육강사 양성과정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김지원 주임은 “경로당에서 활동할 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사업이 시작됐고 현재 제주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사가 34명”이라고 말했다. 김 주임은 “처음에는 강사 분들 연령제한이 있었는데 올해부터 완전히 연령제한을 없애서 이번 과정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노인평생교육 관심, 내 문제에서 시작”  



지난 10월 18일, 제주시 서사로에 위치한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에서 노인평생교육양성과정을 이수한 김명경(67), 권영은(39)씨를 만났다. 중학교 교장 출신으로 시인이자 수필가이기도 한 김명경씨는 지난 2019년 정년퇴임을 하고 38년 교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김씨가 제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라면, 권영은씨는 3년 전 남편, 두 아이와 함께 제주에 이주했다. 신문기자 출신인 권씨는 결혼 후 7년간 베트남에 거주하면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 전혀 다른 이력을 가진 두 사람에게 노인평생교육강사 양성과정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상담심리학 석사를 받고 재능기부로 심리 상담을 몇 번 해봤는데 제 성향상 상담보다는 강사 쪽으로 나가보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노인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은 사실 제 문제에서 시작했어요. 저도 딸이자 며느리인데 저희 부모님들도 점차 연로해지시면서

건강 문제와 인지 능력 저하 때문에 우울감을 호소하시기도 하고 가족 내 소통에서 갈등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현재 노인평생교육에서 노인들이 겪고 있는 우울감, 세대 간 갈등, 소통 문제를 다루는 강의는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이 분야에 심리학을 접목시켜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영은



“제가 곧 70세인데 옛날 나이로 치면 56세, 환갑도 안 된 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막상 내가 노인이 되니까 할 일이 없어요. 체육교육을 전공하고 38년을 교직에 있다가 딱 퇴직을 하니까 할 게 없더라고요.

서예도 하고 분재, 수석 등 취미활동을 하면서 집에서 놀고 있는데 아내가 이걸(노인평생교육강사 양성과정) 알려주는 거예요.

저는 제가 노인이기 때문에 노인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주고 그분들 손에 뭔가를 쥐어드리고 싶어요.” 김명경


이번 노인평생교육강사 양성과정은 기초 과정 15차시(45시간), 심화 과정 6차시(18시간)로 구성됐다. 두 사람에게 어떤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물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박수정 에듀플랜 대표님 강의가 큰 도움이 됐어요. 실질적으로 내가 어떤 강의를 만들 수 있는지 도와주셨거든요. 제가 갖고 있는 강의 소재를 다 써보게 한 다음에 이거랑 이거랑 융복합을 시켜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해주시더라고요. 기획안 만들고 제안서 만드는 것도 막막했는데 하나하나 알려주셨고요.” 권영은 


 “하루도 안 빠지고 지각 한 번, 결석 한 번 안 하고 열심히 나왔어요. 그만큼 모든 수업이 좋았다는 이야기예요. 교직 생활을 할 때 배우지 못했던 좋은 강의를 많이 접했어요. 아파도 아프지 못하고 코로나 걸릴 시간이 없더라고요(웃음) 강사님들이 알려주신 것들을 나중에 현장에 나갔을 때 벤치마킹해서 접목시킬 수 있도록 쪽지 하나라도 전부 보관하고 있어요. 또 이번 수업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여러 연령대가 참석을 했어요. 다른 지역에서 제주로 이주해오신 분도 계시고요. 나이 든 사람들만 이런 교육을 받는 게 아니라 젊은 세대부터 이런 교육을 받아서 경로당이나 복지관에 나가서 젊은 기운을 넣어주는 게 얼마나 좋아요.” 김명경




“100세 시대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돼야”

 


다양한 연령대만큼이나 강사 양성과정 수강생들의 관심사와 전문분야도 다채로웠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심화 과정 강연 시연 및 컨설팅에서는 구강 보건 교육, 디지털 교육, 화폐 이야기, 역술, 요리, 애니메이션 더빙 등 여러 주제의 강연이 진행됐다. 강의 시연에는 경로당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심화 과정 강연 시연에서 권영은씨는 ‘오고 싶은 시댁 만들기’ 수업을 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에 가족들이 다시 만나게 되는데 며느리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은 웃픈 현실이 발생하고 있어요. 며느리가 즐겁게 시댁을 방문할 수 있다면 노인분들이 더욱 양질의 시간을 가족들과 보낼 수 있게 됐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만들었던 수업이에요. 관련 논문과 자료 등을 취합하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세대 간 갈등, 소통의 부재가 노인분들이 살아오신 시대적 상황이 지금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현재 시대 상황과 과거 시대 상황을 충분히 설명한다면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제가 너무 민감한 내용을 건드린 거죠. 어머님들한테 시대적 변화를 설명하면서 정작 이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드리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예민한 주제이니만큼 좀 더 쉽게 풀어가는 게 저의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심리학에서 집단 상담 기법이 있는데요. 직접 자기 문제들을 꺼내서 대화하고 토론하다 보면 결국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 될 수 있거든요. 어르신들이 자기 이야기를 잘 안 하신다고 해서 또 다른 숙제이긴 한데요. 이 부분은 더 고민해 보려 해요.” 권영은


김명경씨는 기초 과정 강연 시연에서는 체육 교사 경력을 살려 ‘융합 체조’를, 심화 과정 강연 시연에서는 오랫동안 수석을 채집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수석에 대하여’ 강의를 기획했다. 김씨는 인터뷰 도중 양팔을 벌려 보라고 하더니 “기가 손끝까지 들어와야 한다”며 기체조를 보여주기도 했다. 오랫동안 학령기 학생들을 가르치다 이제는 노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수업을 하게 된 김씨는 “노인들은 5분만 강의하면 졸아버린다”면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참여형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기 젋었을 때 잘했던 거 발표 좀 해보십시오.' 그럼 노인들이 자기 자랑하려고 막 일어서서 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이 젊음으로 돌아가서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수업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서예학원에 다니는데 원장님이 83세인데 경로당에 갔더니 본인보다 나이 많은 어른들이 심부름을 시키더래요. 경로당에 있는 노인들도 나이가 다 다르지 않습니까. 90대 이상은 정적인 놀이를 하고, 60~70대는 탁구나 당구 등 좀 더 활동적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활동이 다양해져야 할 것 같아요. 이에 맞게 시설도 갖춰져야 하고요.” 김명경


이번 강사 양성과정 이수자는 경로당과 복지관에서 현장실습을 하게 되며 위촉된 강사는 내년부터 노인평생교육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두 사람에게 강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저는 어떤 사안을 볼 때 사회적 문제점은 없을까, 사각지대는 없을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남편이 주재원이라 7년 동안 베트남에 살았는데요. 다문화 가정 고부 갈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싶어요. 다문화 며느리들이 공통적으로 시어머니가 무섭다고 하는데 그게 언어 등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부분도 있거든요. 또 어머님들 황혼 육아로 고생하시는 분들 많은데 이게 가족 간 갈등으로 연결되잖아요. 대화법, 소통법도 중요하고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노인분들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데 이런 부분도 강의로 풀어보고 싶어요. 100세 시대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할 것 같아요.”  권영은


“제가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이후에 수필가와 시인으로 등단을 했어요. 남들이 보기에 체육과 문학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학 전공뿐만 아니라 제2의 전공도 중요한 시대가 됐어요. 저는 수석, 분재, 서예도 오랫동안 해왔고 매일 배우는 자세로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강사로 활동하면서도 어떤 과제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최고보다 최선을 다하는 강사로 남으려 노력하겠습니다. 한 가지 바람은 이러한 강사 양성과정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군으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김명경





도민들 디지털 이해도 높일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현장] 독립청사 개원한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은 지난 8월 25일 제주시 서사로 신청사 개원식을 열었다. 2018년 개원한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은 그동안 독립청사가 없어 교육 공간 마련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신청사는 대지면적 543.4㎡, 총 연면적 2,377.85㎡로 지하1층~지상5층 규모로 지어졌다. 1층에는 커뮤니티홀 및 전시실, 2층에는 메이커스페이스, 3층에는 외국어 교육관 및 디지털 트레이닝실, 4층에는 사무실, 5층에는 다목적홀 및 강의실로 구성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층에 위치한 메이커스페이스다. 장비실, 장비 트레이닝실, 디지털 트레이닝실, 작품전시공간 등이 마련됐고 UV프린터, 포스터 출력기, 머그프레셔, 레이저 커터기 등 13종의 장비가 배치됐다. 현재 포토샵 교육, 3D 프린터 장비 교육, 파이썬 교육, CNC 조각기로 나만의 작품 만들기 등의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민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으며 강좌 신청은 제주평생교육 다모아에서 할 수 있다. 

홍정순 인재육성부장


홍정순 인재육성부장은 “새로운 청사로 이전을 하면서 디지털 사회 전환에 따라 도민들이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학습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목적으로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었다”면서 “도민들이 디지털 학습을 체감하는 데 기여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메이커스페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한정훈 주임은 “30대 수강생들이 많고 특히 포토샵 교육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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