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부처가 함께… 작은 도시 금산이 평생교육을 하는 법

2022-12-27



금산군 평생교육팀 조선자 주무관 인터뷰  




인터뷰 장소인 금산 기적의 도서관 쪽으로 향하자 충남 금산군을 상징하는 거대한 인삼 동상이 보였다. 그 옆으로 ‘금산다락원’이라고 커다랗게 적혀 있는 근사한 건물이 나타났다. 

2004년 지어진 금산다락원은 공공건축 역사에서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건물이다. 이곳은 7개 중앙부처 및 산하기관(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행정안전부, 농촌진흥청, 마사회, 체육진흥진흥공단)에서 군에 지원하는 12개 사업 예산을 한데 모아 공공건물을 지은 최초의 사례로, 건립 이후 수많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금산다락원은 금산 평생교육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다. 금산다락원 신축 당시 생명의집(공연장), 만남의집(사무실), 문화의집, 장애인/청소년의집/노인의집, 여성의집, 건강의집이 지어졌고, 그 후 바로 인근에 기적의 도서관, 인삼고을 도서관, 청산회관, 청산아트홀, 스포츠센터, 보건소, 금산역사문화박물관 등 다양한 공공시설이 오밀조밀 자리 잡았다. 아동부터 노인까지 전 생애에 걸친 주민들이 이 일대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평생교육을 접할 수 있다. 

인구 5만 명의 작은 도시인 금산군의 평생교육은 그 뿌리가 깊다. 금산다락원이 개관하던 해, 금산군은 군 단위로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었다. 충청남도에서는 첫 번째였다. 현재 충청남도는 15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3개 시군이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돼있다. 

올해는 금산군에게 특별한 해였다. 지난 4월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것은 물론이고 우수 평생학습도시로도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전국 평생학습도시 44개군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이번 재지정 평가는 지난 3년간의 사업 전반에 대한 평가를 통해 결정됐다. 2020년부터 시행된 평생학습도시 재지정평가는 지정 이후 4년 이상 된 도시를 대상으로 3년마다 평생학습도시 추진체계, 사업운영 성과 등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금산군은 ▲7개 부처 국비 사업 금산다락원 시설 집적화 ▲금산자치종합대학 군 자체 예산 운영 ▲배달강좌 개선 등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12월 13일, 금산군청 평생교육팀 조선자 주무관을 만나 금산군 평생교육에 대해 물었다. 






하나하나 따로가 아닌 함께

 



금산군이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에서 우수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었는데요. 사업 담당자로서 소감이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기쁘고 뿌듯했죠. 아마 이번에 재지정 평가 보고서를 제출했던 평생교육사 분들께서는 다 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부담이 크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 금산군 평생학습에 대해 연혁부터 쭉 정리를 하면서 재지정 평가 성과지표에 맞춰봤을 때 저희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잘돼있는지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산다락원은 7개 부처 국비 사업을 하나의 시설로 집적화한 곳으로 큰 화제가 됐는데요. 여러 사업 시설이 한곳에 모여 있을 때 생기는 장점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금산다락원이 평생학습 개론서에도 우수사례로 나와있어요. 금산의 랜드마크죠. 금산다락원이 생길 때만 하더라도 이 일대는 황량한 벌판이었어요. 평생학습 시설도 없었죠. 보통은 각 부서별로 건물을 짓는데 국비를 따온다 하더라도 군비 부담을 해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하잖아요. 하나하나 따로 짓기도 어렵고, 따로 지었을 때보다 하나로 모아서 지었을 때 시설 관리나 운영이 일원화되니까 비용이 훨씬 절감되는 장점이 있어요. 

어떤 한 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을 한다고 해도 중간중간 비어있는 시간이 있잖아요. 금산다락원에서는 성인,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간대별로 나눠서 운영을 하고 있어요. 학습자들 입장에서는 한 공간에서 다양한 학습을 받을 수 있으니 좋죠. 다락원 사무실에 가보면 벽면에 각 건물별로 강좌실이 쫙 적혀있고 프로그램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어요. 전 생애 프로그램이 다락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죠.”


평생교육 허브처럼 모든 게 다 모여있는 거네요. 혹시 단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여기에 다 모여 있으니까 다락원 가까이 있는 주민분들은 좋아하시는데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 분들은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어요.” 



이번 재지정평가 결과 보고서를 보니, 금산자치종합대학을 군 자체 사업으로 확대 운영한 것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더라고요. 금산자치종합대학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금산자치종합대학은 2007년부터 시작했어요. 금산다락원에서 일반 교양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한다면, 금산자치종합대학은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분야별로 편성해 군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에요. 농업인대학, 임업대학, 창업준비대학, 외국어대학, 실버대학, 문화누리대학, 교양대학 등 7개 대학을 운영하고 있고요. 2021년까지 수료생은 1만4338명입니다.

2007년부터 군비로 시작했다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지역발전위원회 국비 지원을 받으면서 좀 더 확대된 대학 과정을 구성해 운영했고요. 국비가 종료된 2019년부터 전액 군비로 편성해 운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금산자치종합대학도 7개 분야를 7개 부처에서 연합해서 진행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부서 간 협업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금산군청 평생교육팀에서 각 부서별 사업 내용을 정리해서 연초에 금산자치종합대학 추진 계획을 수립하는데요. 현재 가장 큰 예산을 (재)금산교육사랑장학재단에 위탁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교양대학, 창업준비대학, 외국어대학은 장학재단에서 직접 운영하고요. 문화누리대학은 직접적인 운영은 금산다락원에서 하되 예산 집행은 장학재단에서 하고 있어요. 실버대학, 농업인대학, 임업대학은 부서 자체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금산자치종합대학이라는 큰 틀에서 함께 운영하고 있고, 부서에서 협조가 잘돼서 크게 어려움은 없습니다.” 





“이장님들과 협업… 농번기 꼭 고려해야죠”




지난해 7개 42개 과정 1001명이 수료를 했더라고요. 꽤 많은 인원인데 강의는 어디에서 진행되나요? 

“처음 금산자치종합대학을 시작할 당시에는 금산다락원 일대에서 교육을 하니 학습자들이 금산다락원 프로그램과 헷갈려 했어요 그런데 장학재단에서 금산인삼관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지리적으로 분산이 되니까 학습자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이외에도 금산다락원, 청산회관, 각 부서 자체 공간 등을 활용해 수업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수업을 어떻게 진행했나요? 

“처음에는 속수무책으로 휴강을 했다가 그다음부터는 비대면 강의를 활용했고 코로나19가 좀 풀리면서부터는 거리 두기를 위해 인원을 줄였어요.” 

 


2007년부터 시작됐으니 금산자치종합대학도 역사가 깊은데요. 그동안 프로그램 구성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대학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계속 변화가 있었어요. 농업인대학에 한우대학 강좌가 있었다 없어졌고 대신 치유농업(농장 자원을 활용해 심신의 치유를 돕는 농업) 강좌가 새로 생겼어요. 계속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트렌드를 따라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달강좌를 어떤 식으로 개선했는지도 궁금합니다.

“배달강좌는 강사가 학습을 배달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학습자들이 집에서 가까운 학습 장소를 고르고 8명 이상 학습자를 모은 다음 학습 주제를 정해서 신청하면 저희가 그에 맞는 강사님을 맞춰서 보내드리는 거예요. 강사비는 저희가 집행을 하고요. 

보통 저희가 배달강좌 공고를 하면 10개 읍면에 쫙 현수막을 붙이는데 이게 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읍면과 협업해서 읍면 담당자들에게 공문을 보내고 이장님들에게 홍보를 해달라고 했어요. 아무래도 이장님들은 수시로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다니시고 주민들과 소통도 많이 하니까요. 이장님들이 학습자 모집을 도와주면 마을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에서 배달강좌를 진행하는 거죠. 또 저희가 강사와 학습자가 배달강좌를 진행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이나 서식 등을 매뉴얼로 만들어서 배포를 했는데요. 이렇게 하니까 업무 담당자의 효율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배달강좌는 주로 어떤 강좌가 진행되나요?

“주민분들 연령대가 높다 보니까 이혈, 치매 예방, 발 관리, 노래 교실… 이런 프로그램을 좋아하세요. 농업 종사하는 분들이 많은데 일하고 오셔서 뭔가 이론을 배우는 게 어렵잖아요. 우리 춤, 체조 등 대부분 건강과 관련되거나 즐거운 걸 좋아하세요. 피로가 풀리고 한바탕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은 지역에서 평생학습 강좌를 진행할 때 담당자로서 고려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이분들은 농번기가 제일 중요하니까요. 그 시기를 잘 맞춰야 해요. 금산군은 인삼, 깻잎, 사과, 배 등이 유명한데요. 저희가 읍면평생학습센터 구축사업을 하는데 프로그램 운영할 때 일일이 여쭤봐요. 벼 추수할 시기라든지, 각 농작물마다 바쁜 시기가 다르니까요. 농사짓는 분들은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아도 농사일이 더 중요하죠.” 





“사서 일하다 평생교육 업무… 시야가 더 넓어졌어요”



주민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글을 금산 기적의 도서관에서 전시 중이다


재지정 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니, 인구소멸 지역 특성을 반영한 세대 통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금산군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고 노인 인구가 높은 상황인데요. 이와 관련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르신들 스마트폰 배우는 수업을 했는데요.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기능도 익히지만 키오스크 이용하는 걸 앱을 활용해서 연습을 했어요. 미리 교실에서 앱으로 연습해 보고 강사님이랑 같이 가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해서 먹어보는 것까지 해보신 거죠.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거니까 즐겁게 하실 수 있었어요.

또 하나는, 어르신들이 사진을 직접 찍고 글을 쓴 것을 지금 금산 기적의 도서관에 전시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남일 작은 도서관에서 수업을 했는데 사진과 글을 액자에 담아서 드리니까 매우 뿌듯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남일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전시를 했는데 주민분들 반응이 좋아서 도서관 순회 전시를 하기로 했어요.” 


젊은 세대를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젊은 분들은 꽃꽂이나 테라피 같은 원예 체험이랑 도자기 공예처럼 뭔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또 금산에 유교 문화유산이 많아요. 길재 선생, 송시열 선생 관련 유적지도 있고요. 우리가 잘 모르는 숨어있는 유적지가 많은데 그런 내용을 교육하고 답사를 했더니 호응이 좋았어요. 저희가 설문조사를 했을 때도 우리 마을에 얽힌 이야기, 유적지에 관련된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고요.” 



양질의 교육을 위해서는 강사 양성도 중요할 것 같아요. 

“금산 평생학습 포털 홈페이지에 강사 풀이 있어요. 지금 150명 정도가 등록돼있는데 타 지역 강사가 50명, 금산 지역 강사가 100명이에요. 금산 지역 강사가 굉장히 많은 거죠. 올해 평생교육강사 역량 강화 교육을 해서 강사 이미지메이킹, 강의 자료 잘 작성하는 법, 수강생들 대하는 법 등을 교육했는데 만족도가 높았어요. 강사교육 수료하신 분들께 평생학습 포털에 강사교육 수료했다고 표시하고 군수님이 명찰도 수여해 주셨어요. 강사분들끼리 ‘비단뫼 명강사 연합회'라는 네트워크를 만들기도 했어요. 이번에 평생학습 어울림 마당을 했는데 강사 연합회에서도 체험 부스를 운영했어요. 이렇게 연합회가 있으면 서로를 경쟁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우리 지역 강사들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죠.” 


내년도 금산군 평생교육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내년부터는 금산군 평생교육 업무를 금산다락원에서 좀 더 밀집해서 진행하게 될 예정인데요. 우선은 기존 사업을 성실하게 이어서 진행해야 할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올해 처음으로 여러 평생학습기관을 모아서 평생학습 어울림 마당 행사를 했는데요. 군에 있는 민관 평생학습기관들이 모여서 워크숍도 하고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서 일을 하시다가 금산군 평생교육 담당자가 되셨는데요. 지난 2년간 어떠셨나요?

“저는 금산군 사서 1호로 도서관에서만 17년을 근무했어요.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는 했지만 쓸 일은 없었죠(웃음). 그러다가 2019년 조직개편 때 평생교육 업무가 도서관팀으로 오게 되었고 팀에서 번갈아가면서 평생교육 업무를 맡게 됐어요. 저는 2021년부터 평생교육팀 주무관으로 일하게 됐는데요. 아무래도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다 보니 부담감이 컸죠. 

금산군에서 충남 평생교육진흥원이 있는 홍성까지 2시간이 걸리는데요. 각종 사업에 대한 워크숍에 참석하느라 정말 많이 쫓아다녔어요. 제가 배워야 평생학습의 필요성을 말할 수 있으니까요. 내년부터 저는 다시 도서관 사서로 돌아가고, 제가 하던 일은 다른 평생교육사가 이어서 하게 될 텐데요. 그동안 도서관 안에만 있다가 도서관 밖에서 평생학습 담당 업무를 하면서 좀 더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이런 사업을 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요. 업무에 대한 자신감이 더 생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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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홍현진

photographer 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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