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은평구청장 김미경_사람을 배우고, 마을을 바꾸는 것이 바로 배움의 힘입니다

2025-11-04


삶을 배우는 일상이 바로 ‘평생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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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창립한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는 전국 곳곳의 평생학습도시를 하나로 잇는 네트워크로, 평생학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201개 지방자치단체와 73개 지역교육지원청 등 총 274개 회원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 중이며, 각 도시 간의 배움의 경험을 공유하고 지역의 평생 학습 정책을 함께 발전시켜 ‘배움으로 연결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월,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제12대 회장으로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선출됐다. 이는 단순한 직책의 의미를 넘어 그동안 축적해 온 은평구 평생학습도시의 경험과 그녀가 실천해 온 ‘생활 속 배움’의 철학이 회원들의 공감을 얻은 결과이기도 하다.


김미경 구청장은 ‘배움이란 살아가는 동안 마주치는 모든 순간’이라고 말한다. 그녀에게 평생학습은 책상 위 행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의실에서 배우는 지식을 넘어 삶을 살아가는 일상의 그 자체이다. 그 안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배우며 성장하는 모든 순간이 배움이고 학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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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철학은 지난 7년 동안 은평구를 ‘배움의 마을’, ‘살아있는 학습공간’으로 바꾸며 도시 전체를 거대한 학습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16개 동마다 대학과 연결한 ‘1동-1대학’, 주민이 직접 기획하는 ‘감탄행동 프로젝트’,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디지털 문해학습장’, ‘1:1 맞춤형 학습 상담’을 운영하는 등, 은평의 배움은 특정 계층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로 확장됐다.


은평구의 노력은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GNLC) 가입을 넘어 지난해 12월에는 ‘2024 유네스코 학습도시상(UNESCO Learning City Award)’을 수상하며 ‘시민이 주체가 되는 학습도시’의 모범 사례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에는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에서 열린 ‘2025 라틴아메리카 유네스코 학습도시 연맹 총회’에 참석해 ‘1동-1대학’과 주민 주도형 학습 행정 사례를 발표하며 ‘배움이 도시의 경쟁력이 된다’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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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유네스코  학습도시상 시상식(좌), 2025년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시상식(우)


또한 은평구는 지난 10월, 교육부가 주최하고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 ‘제22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렇게 은평구는 어느새 ‘학습도시’라는 이름만으로도 주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평생학습도시 대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가 꿈꾸는 평생학습도시는 누가 가르치느냐보다 누가 배우고,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초점을 둔다. 배움이 곧 삶이 되고 그 삶이 도시를 변화시키는 과정, 그것이 김미경 구청장이 말하는 ‘진짜 평생학습’이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 학습도시의 방향이 아닐까.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습도시 네트워크를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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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 제12대 회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는 교육부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한 전국 201개 도시의 시장·군수·구청장과 73개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이 함께하는 큰 조직입니다. 이런 협의회를 대표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는 평생학습이 단순히 공부를 넘어 ‘사람의 삶을 바꾸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평에서 주민들과 함께하며 배움이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 사람이 다시 마을을 바꾸는 모습을 직접 봤습니다. 이제 그 경험을 여러 도시와 나누며, 서로의 좋은 사례를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따뜻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 협의회를 통해 도시 간의 연대, 공동의 학습 플랫폼 구축, 그리고 배움으로 연결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Q.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 제12대 회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는 교육부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한 전국 201개 도시의 시장·군수·구청장과 73개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이 함께하는 큰 조직입니다. 이런 협의회를 대표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는 평생학습이 단순히 공부를 넘어 ‘사람의 삶을 바꾸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평에서 주민들과 함께하며 배움이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 사람이 다시 마을을 바꾸는 모습을 직접 봤습니다. 이제 그 경험을 여러 도시와 나누며, 서로의 좋은 사례를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따뜻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 협의회를 통해 도시 간의 연대, 공동의 학습 플랫폼 구축, 그리고 배움으로 연결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김미경 구청장과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 관계자들


Q. 협의회 회장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사업 방향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도시 간 연대’를 강화하고 싶습니다. 도시마다 여건과 특성은 다르지만, 평생학습의 지향점은 같거든요.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면서 학습도시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소통과 협력의 통로를 넓혀나가려고 합니다.

 

또 도시마다 중복되거나 유사한 학습 프로그램이 정말 많습니다. 그 사업들을 함께 점검하고 성과를 체계적으로 평가·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 각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결국 학습이 행정이 아닌 시민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구조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싶습니다.


Q. 구청장님이 바라보는 평생학습도시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평생학습도시는 단순히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는 도시가 아닙니다. 시민의 삶 속에 배움이 스며 있는 도시, 배움이 공동체의 문화로 자리 잡은 도시를 말합니다. 은평구의 경우 ‘1동-1대학’ 모델로 학습의 기회를 행정 중심이 아닌 생활의 현장으로 옮겨놓았습니다. 배움이 지역의 문제 해결로 이어지고, 학습이 다시 마을의 변화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거죠.

 

저는 평생학습도시의 핵심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배우는 사람 중심이 되어야 하고, 학교 밖에서도 세대와 기관을 넘어 학습이 이어져야 하며, 일회성 배움이 아니라 지역 성장의 밑거름이 되도록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고요. 이 세 가지가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도시가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살아 있는 학습도시’가 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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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행정을 바꾸고, 행정이 다시 삶을 바꾸다

Q. 은평구는 이미 ‘평생학습도시’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은평구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평생학습 우수사례는 무엇인가요?

은평구의 대표 사업은 단연 ‘1동-1대학’입니다. 관내 16개 동마다 대학 한 곳씩을 연결해 동네 곳곳을 캠퍼스로 녹여 낸 은평만의 평생학습 모델이죠. 예를 들어,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협력하는 녹번동은 기후 환경을, 명지대와 협력하는 동은 AI와 같은 최신 기술을, 경기대와 협력하는 곳은 K-디저트와 같은 전통문화를 주제로 학습합니다.

 

이 사업은 일반적인 행정 중심의 강좌가 아니라 마을 안에서 주민의 열정과 의지로 함께 만들어 가는 은평 맞춤형 교육 과정입니다. 대학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역 안에서 주민 누구나 스스로 배우고 나누며, 행정은 이를 지원하는 구조로 주민과 대학, 행정이 함께 성장하는 학습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움이 모여 마을을 바꾸고, 마을이 다시 은평 전체의 활력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바로 ‘1동-1대학’이 가진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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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평생학습 행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 혹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꼽는다면요?

가장 어려웠던 때는 ‘1동-1대학’ 사업을 시작할 때였습니다. 대학, 주민, 행정이 함께한다는 말은 쉬웠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서로의 언어와 방식이 너무 다르더군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직접 대학과 주민들을 찾아가 설득하며 신뢰의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학습이 지역 안으로 들어와야 진짜 평생학습도시가 된다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이제는 동마다 대학과 주민이 협력해 운영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건 평생학습 행정은 결국 ‘사람과 조직을 연결하는 일’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주체들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며 ‘배움으로 하나 되는 경험’을 만드는 것, 그게 가장 큰 보람이었고 평생학습의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평생학습을 여전히 추상적으로 느끼는 시민이 많습니다. 구청장님이 생각하는 ‘진짜 평생학습’이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평생학습은 ‘삶을 배우는 일상’, ‘내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연습’입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자인 존 듀이가 ‘교육은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삶 그 자체’라고 말했어요. 배움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 오래된 관계를 회복하거나 나 자신을 돌보는 과정도 모두 교육이고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일을 하면서 이웃과 대화하는 순간, 봉사하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도 배움이 존재해요. 일상에서 체험하고 경험하는 모든 순간에도 평생학습이 있습니다. 결국 평생학습은 ‘더 잘 사는 법’이 아니라 ‘나답게·우리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평생학습은 ‘우리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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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AI, 디지털 전환, 기후 위기 등 새로운 학습 주제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평생학습도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요즘은 변화의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그래서 평생학습 관점에서 보면 이제는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함께 실천하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평생학습은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함께 배우며 헤쳐 나가는 힘’을 기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평구에서는 ‘감탄행동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기후 문제를 배우고 작은 실천으로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키오스크 등 디지털이 낯선 어르신들을 위해 ‘디지털 문해학습장’, ‘1:1 맞춤형 학습 상담’과 같은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학습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스마트폰 앱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백세콜 택시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배움의 지원망을 갖춘 거죠. 도시가 배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이 그 안에서 성장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평생학습도시가 완성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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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은 오늘을 조금 더 잘 살아가기 위한 작은 걸음

Q. 구청장님 인생의 멘토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며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배움에 임했던 경험은 무엇이 있나요?

제 인생의 멘토는 부모님입니다. 아버지는 항상 정직과 책임을 이야기하셨고, 어머니는 배려와 용기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그분들의 따뜻함이 제 인생의 가장 큰 배움이었습니다. 또 꾸준히 책을 읽고 토론하며 행정에 적용하는 ‘읽는 구정’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가장 열정적으로 배웠던 건 ‘캘리그라피’입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느끼고, 글씨를 쓰는 과정에서 마음이 집중되고 치유되는 경험을 했거든요. 직원 자녀에게 손편지로 응원의 글을 전할 때, 그 감성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걸 느꼈거든요. 남녀노소 누구나 꼭 한번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Q. 평생학습을 망설이는 시민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배움에는 늦음이 없습니다. 평생학습은 거창한 공부가 아니라 오늘을 조금 더 잘 살아가기 위한 작은 걸음입니다. 생활 속에서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가는 순간부터가 이미 평생학습의 시작이죠. 새로운 걸 배우는 순간, 생각이 달라지고 세상이 넓어집니다. 혼자보다 함께 배우면 더 즐겁고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는 용기를 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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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김미경 구청장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평생학습도시 지도’는 어떤 모습인가요? 5년 또는 10년 후, 전국 평생학습도시들이 어떤 모습이길 바라실까요?

전국에는 200곳이 넘는 평생학습도시가 있습니다. 평생학습의 저변은 넓어졌지만, 여전히 도시마다 여건과 환경이 많이 다릅니다. 이제는 단순히 사업을 늘리는 것보다 도시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도시별로 중복된 사업은 함께 점검하고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삶에 맞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협의회가 그 연결의 중심이 되겠습니다. 그래야 진짜 ‘우리다운 학습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5년, 10년 뒤 대한민국의 평생학습도시 지도는 배움의 숫자가 아니라, 시민의 삶이 달라진 도시, 배움이 지역의 힘이 된 도시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그 변화를 전국의 도시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이경숙 선임 에디터

사진 강민구, 은평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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