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의 탐구생활]영화감독 정윤철_배움은 즐거운 일이자 삶의 존재 이유입니다

2023-12-05


[이음의 탐구생활] 정윤철 감독




[이음의 탐구생활] 

각자의 분야에서 학습과 교육, 놀이, 예술 및 사회이슈 등을 통해 스스로 탐구하고 즐거움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만의 인사이트를 얻어가는 인터뷰 기획코너


성수대교 붕괴 사건을 다룬 단편영화 <기념촬영>(1997)으로 주목을 받은 뒤, 첫 장편영화 데뷔작 <말아톤>으로 5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응과 지지를 끌어내 영화계의 큰 주목을 받았던 정윤철 감독. 자폐성 장애인인 배형진 씨와 그 어머니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 삼은 <말아톤>은 자폐성 장애인들의 특징이 철저하게 고증된 것으로 평가됐다. 그래서 자폐 공부용 시각 교재로 사회복지 관련 전공 대학 강의에서 활용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정윤철 감독은 그 후로도 한결같이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밑바닥 민초 등 비주류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다. 


“어릴 때부터 제가 정이 좀 많은 성격이었어요. 

병아리도 닭이 될 때까지 키우면서 동물도 많이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비주류인 사람들에게 관심이 더 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의 영화는 주제가 비주류이지만 항상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라는 한 우물을 파던 정 감독은 최근 OTT,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고민 중이다. 코로나 때문에 영화계가 올스톱 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은 작품을 준비하고 만들다가 엎어지기도 일쑤고, 열심히 만들어도 관객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계속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는 관객의 눈을 믿기에 포기하지 않는다.



“관객은 굉장히 다양한 니즈가 있는 집단이에요. 

물론 천만 영화라고 하면 그냥 휩쓸려 보기도 하지만 제 생각에 굉장히 똑똑한 존재들인 것 같아요. 다들 안 될 영화는 바로 버리고 또 될 영화는 귀신같이 알아서 밀어주고 축복해주거든요. 기가 막히게 영화의 완성도와 운명을 결정해주는 것 같습니다.”


정 감독은 “항상 예측불허의 삶이라 늘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지만, 거장으로 꼽히는 백남준 씨도 나이 쉰까지 인정받지 못해서 포기하고 싶어 했다”라며,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사람에게 불안감은 숙명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여전히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는 정 감독은 요즘 의학 관련 드라마를 준비하고 금천구 패션 영화제 집행위원장까지 맡아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이라는 정 감독으로부터 영화에 대해, 배움에 관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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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만들며 장애를 배우다



Q. 18년이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말아톤>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 영화를 하시게 된 건가요?

아닙니다. 원래는 SF 영화를 준비했는데 제작사에서 <말아톤>을 권유했어요. 그 당시 배형진 씨가 철인삼종경기에 나가는 것을 주제로 인간극장에 나와서 큰 화제였거든요. 솔직히 저는 별로 내키는 소재가 아니었습니다. 너무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이제 데뷔하는 마당에 좋은 영화를 만들어보자 하는 마음 정도였지, 특별한 의무감을 크게 느끼지는 않았던 거죠. 그리고 그 당시 제가 데뷔할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 때여서 동네 운동장을 뛰는 일이 많았어요. 그렇게 달리기에도 관심이 갈 때라 마라톤이라는 소재로 스포츠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시작했지요.


Q. 장애나 자폐에 대한 이해가 없이 영화를 시작했으면 굉장히 힘드셨겠어요.

자폐가 뭔지도 모르고 일단 형진 씨와 그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1년 넘게 함께 만나며 등산도 같이하고 운동도 같이하면서 조금씩 자폐를 이해하게 됐어요. 자폐증에 관한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영화 <레인맨>에 나오는 천재적인 두뇌와 소통이 잘 안 된다는 정도가 제가 아는 자폐증의 모든 것이었거든요. 직접 자폐아들이 있는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만나고 저도 책을 보고 공부하면서 준비해나갔었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찍으면서 느꼈던 것이 자폐가 있는 사람은 자폐아(自閉兒)가 아닌 자개아(自開兒)라는 것이었습니다. 


Q. 자개아는 무슨 뜻인가요?

우리는 살면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감정을 살피면서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할 때가 많잖아요? 그런데 자폐아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솔직한 방식으로 세상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억지로 인사하거나 관심이 없는데 일부러 관심 있는 척하지 않는 것이지요. 처음 만난 사람한테는 아무 감정이 없기 때문에 무표정하지만 만약에 친해지면 상당히 살갑게 굴어요. 영화에서 초원이가 감독한테 자두를 하나도 안 주고 혼자 먹는 장면이 나와요. 그게 제 실제 경험이었어요. 같이 등산을 하는데 형진이가 자두를 먹는데 제가 하나만 달라고 해도 안 주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친해지니까 제가 ‘나도 하나만 줘’ 하면 선뜻 주는 식으로 소통이 되더라고요. 우리 비장애인들보다 더 솔직하고 열려 있는 존재라는 것을 영화를 찍으면서 깨달았고 그것을 영화에 담으려고 애를 썼는데 그게 뜻밖의 감동을 준 것 같아요. 


Q. <말아톤>이 주인공 초원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장애인을 키우는 엄마의 고충도 정말 잘 다룬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인간 승리 마라톤으로 접근했는데 최종적으로는 부모로부터 자식이 자립하는 주제로 완전히 바뀌었어요. 제가 학교에서 만난 자폐아들은 형진이보다 훨씬 증세가 심했습니다. 형진이는 그래도 의사소통도 어느 정도 되고 혼자 지하철도 탈 수 있을 정도로 어머니가 상당히 자립을 시켜놨어요. 형진이보다 상태가 훨씬 좋은 아이들도 엄마들이 아이를 잃어버릴까 무서워 항상 데리고 다녀서 자립을 못 했어요. 그런데 형진이 어머니는 자신이 없으면 형진이가 어떻게 사나 하는 걱정에 아이 혼자 보내놓고 몰래 따라가면서 관찰하는 식으로 훈련을 시킨 거예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담으면서 초원이 뿐만 아니라 엄마도 함께 성장하는 가족 드라마가 됐습니다. 


Q. 영화 <말아톤>이 자폐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갖게 한 공로는 정말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말아톤>을 찍을 때가 지금으로부터 거의 17년 전인데 그 당시 한 자료에서 100명 중 1명 정도로 자폐가 있다고 했어요. 제가 아는 제작자 중 한 사람도 아이가 자폐아인데 그분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금은 38명 중 1명이라고 합니다. 5,000만 국민 중 200만 명이 자폐라는 것인데 함께 있는 가족까지 다 하면 많게는 1,000만 명 정도가 관계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이걸 방치하면 엄청난 사회적 블랙홀이 되기 때문에 국가나 사회가 나서서 교육하고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자폐는 일찍 발견할수록 사회 적응 효과가 높아집니다. 아까 말한 제작자는 지금 자폐아들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어요. 많이 알아야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말아톤>이 아직도 특수교육의 교재로 쓰인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그만큼 발달 장애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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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의 삶을 통해 소통하는 법을 고민하다



Q. 감독님이 그동안 만들어온 작품을 보면 주류보다는 비주류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런 성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만든 또 다른 작품인 <슈퍼맨이였던 사나이>도 주인공 황정민 캐릭터가 약간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이었어요. 작품 속에서 이 사람을 취재하는 인간극장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전지현 씨가 나오는데, 이 두 사람이 서로 알아가면서 친구가 되는 이야기에요. <대립군>도 돈 때문에 군대를 대신 가는 사람들, 가난한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Q. <좋지 아니한가>라는 영화도 비쥬류의 이야기였는데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보길 바라셨나요?

<좋지 아니한가>는 한 엉뚱한 가족이 겪는 1주일간의 소동을 통해 식구들 서로가 몰랐던 모습을 보게 되고, 결국 상대방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에요. 지구에선 달의 뒷면을 결코 볼 수 없는 것처럼 사람들 사이에도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각자의 궤도를 돌듯 가족도 집착이나 방관이 아닌 ‘덤덤하게 인정’하려는 자세가 이 시대를 사는 소중한 미덕임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는 ‘디지털 시대를 사는 아날로그 가족의 생존기’라는 부제를 붙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몇 년 새 디지털이 포위한 세상으로 급변했지만, 우리 인간은 원래 모두 아날로그 아닙니까? 가족이라도 너무 서로에게 올인하면서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서로 인정해주는 마음이 필요하죠. 그러다 보면 가족관계부터 국가와 국가, 문명과 문명, 모든 관계가 서로 충돌하거나 튕겨 나가지 않고 적절한 거리 속에 유지될 것이라고 봅니다. ‘너는 내가 모르는 뭔가 다른 게 있겠지’ 하면서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좋지 아니한가, 하는 생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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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를 꿈꾸던 소년, 사회 참여를 위해 영화감독이 되다



Q. 영화감독은 어릴 때부터의 꿈이셨나요?

전혀 아니에요. 전 고등학교 재학 때까지 과학자가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니던 학교가 사학비리가 심했어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가 제가 다니던 학교가 모델이었죠. 학교가 완전히 비정상이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과학자보다는 너무나 억울하고 말도 안 되는 이 환경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세상에 알리는 기자가 되어야 하나? 학교 선생님이 되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영화가 제가 좋아하는 이과적인 테크닉이 필요한 분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양대학교 영화과를 갔던 거죠. 


Q. 첫 작품이 궁금합니다. 

제 첫 단편영화는 <동면>이라는 제목의 SF영화에요. 식량이 부족한 미래의 어느 시기. 사회는 극도로 통제되어 있고, 오직 배급으로 연명해야 하는 부부가 있어요. 아내는 출산을 앞두고 있지만, 먹을 것이 부족한 이들은 최신 기술로 아이를 동면시키고자 하는 이야기인데요, 자신들을 옥죄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물을 그렸어요. 이걸 만들 때가 IMF 무렵이었는데, 그 당시 뉴스에서 IMF로 힘들어지면서 낙태율이 몇 배나 늘었다는 것을 들었어요. 그 뉴스를 보면서 만약 IMF가 아니었다면 태어나서 멀쩡히 살았을 아이들이 다 죽어 나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좀 씁쓸했거든요. 그래서 그걸 약간 SF적인 상황으로 바꿔서 아이를 낳자마자 냉동시키고 병원에서 아이를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냉동된 캔을 갖고 나왔다가 돈을 벌면 해동시켜서 키우는 것으로 만들었어요. 15분짜리 영화인데 일상적인 데서 SF적인 재미를 주려고 했습니다. 


Q. 일상에 SF적인 요소를 더한다고 하니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SF 영화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SF 영화는 돈 많이 드는 우주를 그리고 달나라를 가는, 그런 식이 아니라 일상에서 벌어지는 진짜 SF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무빙>이라는 드라마도 사실 SF 영화에요. 남북한의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게 말도 안 되지만 그걸 일상으로 녹이니까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쉬웠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과학이 생활화된 나라가 아니고 땅이 넓어서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도 아니잖아요? 우리나라는 우주에 가본 적도 없고 땅이 좁아 음모론이 생기기도 쉽지 않으니 일상 속 SF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할리우드 흉내 낸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에요. 


Q. <말아톤>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하셨는데요, 그 후에 원하시는 SF 영화를 만들면 되지 않았을까요? 

첫 작품이 너무 잘 됐지만, 제작 과정이 굉장히 고생스러웠기 때문에 다음 작품은 덜 고생스러운 걸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어요. 그런데 <좋지 아니한가>가 <말아톤>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했는데 똑같이 어렵더라고요. <말아톤> 이후에 작품도 많이 들어왔고 유명 배우와도 일해봤지만 모든 과정이 배움의 연속이었어요. 어떤 작품이든, 어떤 조건이든 다 똑같이 힘든데, 실패하더라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걸 한 번 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Q. 이제라도 하시면 되지 않나요?

코로나를 계기로 영화계 상황이 많이 바뀌었어요. 관객들이 극장을 가지 못하고 대신 OTT가 부상하면서 환경이 많이 바뀌었거든요. 게다가 코로나 때 찍고 개봉을 못 한 영화가 지금 50편 이상 쌓여있어서 재고 처리가 큰 문제에요.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사회 분위기도 많이 달라져서 코로나 이전에 찍은 영화들이 지금은 옛날 영화처럼 보이니까 쉽게 개봉도 못 하고 있어요. 개봉도 못 했으니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고 돈이 묶여 있으니 새로운 투자를 할 여력이 없어지는 악순환인 거죠. 게다가 예전에는 우리가 보편적이고 모두 공감하는 하나의 정서로 묶였던 감정들이 지금은 다 깨진 편이에요. 그러니 코로나 이전에 찍은 영화들에 대한 소구력도 없는 거예요.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코로나 이후 넷플릭스가 부상하면서 마구 투자를 받아 찍다 보니 경쟁력도 떨어지는 것 같고…,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에요. 


Q. 감독님에게 최고의 SF 영화는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과학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예요. 해리슨 포드가 주인공이고 리들리 스콧이 감독을 맡은 영화인데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에요. 이 영화에서도 안드로이드는 완전히 비주류로 나와요. 거기서 인간성과 인간성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데 미스터리 액션물이면서도 휴머니즘적인 면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보편적인 여러 가지 주제를 담고 있어서 굉장히 위대한 SF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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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을 통해 자신이 무식하다는 것을 깨닫는 재미를 느끼다



Q. 감독님은 배운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요, 감독님에게 배움은 어떤 건가요?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에요. 요즘 제가 중세 그리스 로마 시대 연극을 보는데, 로마 사회를 너무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며칠이고 그리스 로마의 역사에 대해 찾아봤어요. 그 배경을 찾아보고 알게 되면 제가 몰랐던 게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돼요. 정말 이런 것도 모르고 지금까지 살았네 하고 깜짝 놀랄 정도였어요.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났을 때 그냥 뉴스만 보는 게 아니라 두 나라 사이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전쟁의 배경에 대해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하죠. 한마디로 배움이라는 것은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 너무나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계속 배울수록 제 자신이 굉장히 무식하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에 그것을 깨닫는 재미가 있어요. 그렇게 자신의 무식함을 깨닫는 과정이야말로 배움의 진짜 즐거움인 것 같아요. 


Q. 끝으로 평생학습e음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나는 배운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은 배우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는 것을 멈추는 순간 발전이 멈추고 꼰대가 되고 더 나아가서 치매도 빨리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치매 치료의 중요한 방법의 하나예요. 무엇이 됐든 배우려는 노력을 포기하면 안 됩니다. 저는 아이들한테도 배우고 심지어 키우는 고양이한테도 배우는 것이 있어요. 그렇게 항상 배우는 것이 즐거운 일이자 또 삶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조차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 준비 없이 맞이하는 죽음과 소멸의 과정으로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연명치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도 생각해보는 겁니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계속 배웁시다.



글 평생학습e음 이선민 선임 에디터

사진 강민구 (스튜디오보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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